빅토리아 시크릿 매각 취소… 브랜드 분사로 기업 회생 도모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6-02 17:13

▲지난 몇 년 동안 란제리 시장은 어패럴 산업에서 한 축을 차지했다(출처=셔터스톡)

리테일 기업이자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회사인 L 브랜즈가 사모펀드 기업 시카모어파트너스와 새로운 협약을 체결했다. 시카모어파트너스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주식 대부분을 매입한다는 이전 거래를 취소하기 위해서다.

L 브랜즈와 시카모어파트너스는 현재 계류 중인 모든 소송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독자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L 브랜즈 산하의 또 다른 브랜드 배스앤바디웍스는 공개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다. L 브랜즈의 최근 주가는 18%가량 급락했다.

지난 4월, 시카모어파트너스가 계약을 종료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위태로웠다. 시카모어는 L 브랜즈가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속에서 매장을 폐쇄하고 근로자를 해고하는 등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L 브랜즈는 맞고소를 하며 계약 조건을 강행하려고 했다. 지난 2월 계약에서 L 브랜즈는 빅토리아 시크릿 주식 대부분을 5억 2,500만 달러에 매각하고 거래 종료 시점에 주식 45%만 남겨둘 생각이었다.

시카모어파트너스가 거래에서 발을 빼려고 하자 인도에서 반발이 나왔다. 그리고 현재 세계 시장 조건 때문이 아니라 부실 자산으로 만들려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L 브랜즈의 사라 내쉬 이사는 “다른 리테일 업체처럼 L 브랜즈도 극도로 어려운 기업 환경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환경에서 여러 방안을 모색하면서 회사와 주주, 계열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카모어와 파트너십 체결을 강행하기 위해 값비싼 소송에 몰두하는 대신 브랜드 성공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L 브랜즈는 빅토리아 시크릿 브랜드를 분사하려는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빅토리아 시크릿은 빅토리아 시크릿 란제리와 PINK, 빅토리아 시크릿 뷰티로 구성돼 있다.

배스앤바디웍스의 앤드류 메슬로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L 브랜즈의 레스 웩스너 CEO로 교체되고 사라 내쉬가 이사회 회장에 임명될 것이다. L 브랜즈의 스튜어트 버그도퍼 최고재정책임자(CFO)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임시 CEO를 역임하게 될 예정이다. L 브랜즈는 성명서를 통해 시카모어 파트너스와의 법적 분쟁이 이미 종료됐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배스앤바디웍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매장 판매 수익이 성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여전히 L 브랜즈의 수익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지금까지 란제리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최근 들어 판매 부진에 시달렸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지하려는 다른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1995년 이래로, 빅토리아 시크릿은 ‘런웨이 앤젤’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 모델들을 앞세워 매년 패션쇼를 개최했다. 그 외에도 바디케어 제품과 사랑을 테마로 한 향수로도 유명하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현재 전세계 1,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출처=셔터스톡)

빅토리아 시크릿은 현재 전 세계 1,10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1년 61억 달러, 2012년 66억 달러에서 2018년 세계 순매출액은 55억 달러로 감소했다.

2019년, 131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여성 언더웨어 시장은 변화를 겪었다. 미국에서 최고 여성 란제리 브랜드는 빅토리아 시크릿이지만 2013년부터 점유율을 조금씩 잃고 있다. 과거에는 특별함과 섹시를 강조했다면, 최근 들어 편안함과 착용감을 중시하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2013년부터 룰루레몬과 아디다스, 언더아머, 나이키 같은 운동 브랜드들이 여성 언더웨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2018년,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은 기존 상품보다 스포츠 브라를 더 많이 찾았다. 기존 브라에 비해 스포츠 브라는 상체를 편안하게 하고 운동 중에도 최상의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라의 디자인이 점점 트렌디해지고 있는 것도 점유율 확장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한편, 빅토리아 시크릿의 경쟁사인 J. 크루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J. 크루의 얀 싱어 CEO는 “기업 상황과 코로나 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 특별한 서비스와 상품을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한 기자 nay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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