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은 양 당사자가 근로 조건 및 상태를 관리하고 조정하기 위해 협상하는 과정을 의미한다(출처=셔터스톡)

역사상 최악의 해고와 실직 사태 속에서, 미국 성인 중 56%가 노동 운동과 근로자 시위에 공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시장조사기업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부분 성인이 노동조합을 강력하게 혹은 어느 정도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42%)보다 민주당(70%) 지지자들이 단체교섭 행위를 찬성하고 있었다.

여론조사는 지난 4월 14~16일 미국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온라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성별과 연령, 인종, 종교, 교육 수준을 토대로 응답자의 표본 샘플을 계산했다.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77%가 휴식 시간이나 의료, 급여 같은 근로 조건에 대한 단체교섭 권리를 강력하게 또는 어느 정도 지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의견은 민주당 지지자 86%, 공화당 지지자 73%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주 동안 2,200만 명이 실업 수당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식료품점이나 창고 등에서 근무하던 최전선 근로자들이 권리를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토냐 램지는 직장 내 근로자 권리를 주장한다. 램지를 비롯한 아마존 근로자들은 지난 4월,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업무를 중단했다. 물류 창고 밖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준수하며 아마존 CEO에게 시설을 폐쇄하고 유급 휴가를 허가해줄 것을 호소하는 표지판을 들고 시위했다.

물류창고가 위치한 미시간주는 노조 지역이지만, 아마존은 해당되지 않는다. 아마존이 소유한 홀푸드 마켓 근로자들도 이와 유사하게 병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근로자들이 권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시위대가 물류창고 밖에서 들고 있는 피켓에는 ‘우리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농업 종사자나 육류가공공장 근로자, 식료품점 계산원 등을 포함해 급여가 적고 장시간 격무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은 현재 ‘필수’ 근로자로 간주된다. 노조 가입 근로자 일부는 보호 장비와 위험수당을 받았지만, 최전선에서 일하는 수백만 명은 여전히 적절한 안전 장비 없이 내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전직 기자 스티븐 그린하우스는 역사적으로 노동조합에서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동조합의 지원은 15년 동안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들어, 노동 운동이 화이트칼라 근로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지원이 커지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교사 파업이 노동조합 근로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노조의 지원을 노동 활성화 증가로 해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린하우스는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않아 미국의 수많은 근로자가 분개했으며 이 때문에 노동조합의 지원이 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미국은 단체교섭 적용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한 곳이다. 2016년 기준, 근로자의 12%만 한 번 이상의 단체협약에 적용됐다. 반면, 단체교섭 적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프랑스(99%)이며 다음은 오스트리아(98%), 벨기에(96%), 우루과이(95%), 아이슬란드(90%), 스웨덴(90%) 순이다.

ILO는 적절한 근무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전한 근무 조건을 촉진하는 수단 중 하나는 집단교섭과 분쟁 예방 및 해결, 협상 등을 포함한 사회적 대화다.

한편, 미국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 1,630만 명 중 1,060만 명은 아시아계나 히스패닉계, 흑인 등 유색인종이다. 노조 근로자 중 가장 점유율이 큰 부문은 의료 서비스와 교육(39.8%)이며, 다음으로 행정(13.9%), 교통 및 유틸리티(12.2%), 제조업(9.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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