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육류가공공장 폐쇄로 피해를 입고 있다(출처=셔터스톡)

코로나19 폐쇄조치로 육류도축공장에 수요는 몰리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뼈 없는 닭고기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두 달 동안, 미국 내 육류가공공장 근로자 중 일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노출되면서 최소 18곳이 운영을 중단했다. 타이슨푸드나 JBS USA 같은 주요 육류가공공장은 직원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무기한으로 공장 폐쇄에 돌입했다. 육류가공공장의 도축량이 감소하자, 그 여파로 북미 전역의 식품 도매업체에서 닭다리 같은 인기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됐다.

타이슨푸드의 개리 미켈슨 대변인은 “현재 우선순위는 직원과 공장의 안전이지만 식품 공급이라는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육류가공공장 폐쇄로 피해를 입고 있다. 퀘벡에 위치한 굿푸드마켓은 공급 중이던 뼈 없는 닭고기를 뼈 있는 닭다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금류 부문에서 수요가 높아지면서 육류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뼈 해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굿푸드마켓의 조너던 페라리 CEO는 “가금류 공급업체가 노동력 부족에 직면했으며 현재 정규 직원의 절반 이하만 근무 중이다”고 밝혔다. 결국 캐나다 가금류가공공장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뼈 없는 닭다리를 우선순위에서 제외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전 주로 레스토랑으로 공급되던 채끝등심이나 등심 같은 부위는 현재 가격대를 낮춰 식료품점으로 공급되고 있다. 레스토랑에 공급되던 육류 부위는 크기 때문에 식료품점에서 추가로 토막을 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식료품점에서는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육류 몸통이나 다리의 끝 부위를 판매할 방법을 찾고 있다. 가령 소 사태에서 둥글고 크게 베어낸 부위를 양념에 절여 구우면 더 부드러워진다고 소비자에 알려주고 있다.

게다가, 일부 기업은 가공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얇게 자른 육류 판매는 당분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소형 포장에서 대형 포장으로 바뀐 육류 상품

육류가 소형 포장 또는 개별 포장 대신 대형 포장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도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다. 농가 및 도매업체와 함께 운영하는 카그릴은 공장에서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지만, 육류 포장과 절단 방법이 달라졌다고 공개했다.

이는 북미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유럽의 식량 공급망은 심각하게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이곳의 식료품점도 도매점 고객에게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국 육류가공업체협회의 닉 앨런 CEO는 “영국 도매점 고객이 선호하는 육류 및 스테이크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매점에서 다진 고기 주문량이 늘면서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류와 가금류 산업은 미국 농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북미육류협회에 따르면, 미국인은 단백질원 중에서 닭고기를 가장 선호한다. 2017년에만 총 90억 마리의 닭고기가 처리됐으며 다음으로 소고기 3,220만 마리, 칠면조 고기 2,417만 마리, 양고기 220만 마리, 돼지고기 121만 마리 순이었다.

닭고기를 가장 많이 도축하고 가공한 미국 상위 3개 주는 조지아, 아칸사스, 알라바마다.

미국 농무부 경제연구서비스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인 1인당 닭고기 64.1파운드, 생선 및 갑각류 16.1파운드를 섭취했다. 1인당 닭고기 섭취 가능성도 소고기보다 높았다.

 

대부분 육류가공공장이 계속 폐쇄 상태를 유지한다면 미국 육류 처리량은 최대 80% 감소할 수 있다. 지난 4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팬데믹 상황에서도 육류가공공장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행정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육류가공공장 직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지난 1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도심 외곽의 육류공장에서 감염이 시작해 코로나19 확산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육류공장을 무기한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공급망 붕괴로 육류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물류창고 냉동고 안에 냉동 돼지고기와 소고기, 닭고기가 있지만, 신선한 육류 공급은 어려워질 수 있다. 생필품 애널리스트 데니스 스미스는 “곧 도매점에서 육류 부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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