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을 퇴치하려는 각국의 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허사가 될 수도 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불평등으로 이어져 전 세계 극빈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빈곤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팬데믹은 대규모 실업과 빈곤에 대한 공포를 서서히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팬데믹 영향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옥스팜(Oxfam)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례 회의를 앞두고 세계 빈곤 위기 영향을 추산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5억 명이 빈곤에 빠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빈곤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국가는 빈곤 수준이 30년 전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즉, 빈곤층 인구수가 2018년보다 6~8%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며,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한 경제 폐쇄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 2,500만 명이 실직할 수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보다 피해 규모가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 같은 강대국은 경기 부양책으로 경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여력이 없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비공식 경제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0년간의 빈곤율 격차 만회를 허사로 돌아가고 있다. UN은 국경 봉쇄 정책으로 공급망이 중단돼 아프리카의 일자리 절반가량이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앤디 섬너 교수는 “개발도상국이 비공식 경제 부문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폐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팬데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2조 5,000억 달러(3,063조 7,500억 원)가량을 지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추가로 5,000억 달러(612조 7,500억 원) 규모의 해외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지원할 여력이 있는 국가 대부분도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옥스팜은 개발도상국의 1조 달러(1,225조 5,000억 원) 채무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 이 금액을 세계 각국이 보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세계 기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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