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과 그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 아동과 임신부다(출처=셔터스톡)

UN 기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37개국 1억 1,700만 명 이상이 홍역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UN아동기금(UNICEF)은 성명서를 통해 13개국에서 홍역 면역 프로그램이 중단됐으며 또 다른 24개국에서는 예방접종이 지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홍역 및 풍진 이니셔티브(M&RI)를 지원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각국 보건당국이 코로나 19 위기에 대처하고 있지만, 신생아와 아동, 산모 생명을 보호하고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WHO와 유니세프는 각국 지도자들에게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아동을 확인해 취약 계층 아동에게 홍역 백신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기관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에 걸려 애꿎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생명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만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4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 대부분은 아기와 어린이였다. 2000~2018년 사이, 홍역 예방접종으로 전 세계 홍역 사망자 수는 73% 감소했다. 약 2,32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홍역과 그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 아동과 임신부다.

2018년 1차 홍역 예방접종을 받은 생후 한 살 아기는 86%이며 2차 접종을 받은 아기는 69%였다.

홍역은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심각하고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다. 1963년 홍역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 2~3년마다 홍역 전염병이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발병한 해마다 약 2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저소득 국가의 예방접종 범위는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적도 기니에서는 생후 12~23개월 영아 중 단 16%만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그나마 홍역 예방접종 적용 범위는 넓은 편으로, 생후 한 살 된 영아 가운데 88%가 홍역 백신을 맞고 있다.

방글라데시나 르완다, 부룬디 같은 가난한 국가에서도 50% 이상의 높은 예방접종 비율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도 홍역 예방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카타르의 생후 12~23개월 된 영아의 99%가 홍역 예방접종을 했다. 그 외에, 탄자니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중국, 니카라과 등의 국가는 비슷한 수준의 예방접종 보급율을 보이고 있다.

유니세프의 로빈 낸디 박사는 “예방 가능한 질병과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우면서도 섬세한 일”이라고 말했다. 낸디 박사는 코로나 19 제재 조치가 해제되는 즉시 주사기와 백신을 수입하도록 세계 각국에 촉구했다.

현재 의료 시스템이 취약해 현실성 있는 예방접종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는 국가도 있다. 예를 들어, 서아프리카는 부모가 직접 가지고 있는 기록 외에 국가가 운영하는 예방접종 등록소가 없다. 즉, 이 국가의 영아들은 예방접종을 놓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 19가 발병하기 전, 홍역은 다시 나타나고 있었다. WHO에 따르면, 2017년에만 758만5,90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12만4,000명이 사망했다. 2019년 미국에서는 1,28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으며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홍역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연기한 국가는 우즈베키스탄과 남수단, 소말리아, 네팔, 파라과이, 레바논, 온두라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칠레, 차드, 볼리비아 등이다. 

코로나 19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자녀의 정기 예방접종을 미루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홍역은 또 다른 전지구적 보건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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