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과 제사상의 과일도 오행의 원칙

김정재 기자
기사승인 : 2020-04-16 13:23

 

 

 

경자년인 올해 한식은 4월 5일이다. 동지 후 105째 되는 날로 양력으로는 매년 4월 5일 무렵이다.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이라 한다. 예전에는 봄 시제를 지내던 날로 이었지만 요즘에는 가을시제만 지내고 산소를 돌보는 것이 주가 되었다. 아직도 중국에는 청명을 4대 명절로 지내며 청명과 하루 차이거나 같은 날인 한식에는 성묘, 금화(禁火), 답청(踏靑), 체육활동을 하며 청명과 한식을 뜻있게 보내는 풍습이 최근에도 남아있다.  

 한식이나 청명을 중시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효를 중시하는 이념과 중요한 관련이 있다. 청명은 농경사회 절기문화로 제사를 지내고 밭을 다루면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제사를 밖에서 지냈기에 한식날에 불을 사용하지 않는 풍습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인들은 청명날 조상과 세상을 먼저 떠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제사를 지내고 무덤 앞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조찬이라 했다. 오찬은 단오절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을 말하며 만찬은 추석날 달을 보며 먹는 것이다. 유독 조찬만이 가족 무덤 앞에서 진행된다. 이런 의식을 하는 것은 먼저 세상을 떠난 친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뜻이 담겨져 있다.

 최근 차례상, 제사상, 시제상, 한식상에 피자와 햄버거 등을 올린다는 사람도 있고 지역관습에 따라 진설(陳設)도 바뀌지만 빠지지 않는 것은 과일이다. 조상을 기리는 기제사와 차례상에 과일을 올리는 이유는 옛 부터 대추는 씨가 하나이기 때문에 왕을, 밤은 씨가 3개 이므로 삼정승을, 감은 씨가 6개 이므로 육방을, 배는 씨가 8개 이므로 팔도관찰사를 나타냈으며 이 같은 후손이 많이 나오라는 축원의 의미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대대로 문관 집안이냐 무관 집안이냐에 따라 배와 감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는데 남의 제사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한다는 날도 여기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망자와 조상신, 종교의 신들은 과일에서 오행을 취한다. 과일에서 오행은 열매는 목(木), 씨는 화(火), 방은 토(土), 가죽은 금(金), 껍질은 수(水)에 해당된다. 동아시아지역에서도 조상과 망자를 위한 날에는 항상 과일을 올리고 멕시코에서도 망자를 위한 날에는 풍성한 과일과 꽃으로 차려진다. 동서양이 진설(陳設)과 제사(망자를 위한 날)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신(神)들이 과일의 오행을 통해 에너지를 흠향(歆饗)하는 모습은 다를 바 없다. 다가오는 한식에는 풍성하고 정성스러운 상차림을 통해 후손의 발원을 기원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정재 기자 ceo@nbn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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