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의 최대 구매자는 필리핀을 비롯해 중국, 아프리카 국가들이다(ⓒ=셔터스톡)

필리핀 농무부가 동남아시아 국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대비해 국가의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30만 톤의 쌀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필리핀 내각 장관 카를로 노그랄레스는 화상 회의를 통해 감염병 관리를 위한 기관 간 태스크 포스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한 다음 대통령 집무실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얼마 전 자국의 식량 안보를 위해 새로운 쌀 수출 계약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베트남 쌀의 최대 구매자 중 하나인 필리핀이 빠른 행동에 나선 것이다. 베트남 쌀의 또 다른 최대 구매자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 19 기간 충분한 공급이 확보될 때까지 새로운 쌀 수출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필리핀 정부가 수입 제한을 해제한 이후 필리핀은 중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 됐다. 2019년에는 290만 톤의 쌀을 구매했다. 주로 베트남과 태국에서 쌀을 구입한다. 노그랄레스는 “정부 기관이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식량 생산 확대

식량 부족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는 지속적으로 식량 생산을 보장할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인 가격과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10억 필리핀 페소(약 241억 4,000만 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

농업부 장관 윌리엄 다르는 코로나 19 사태에 대비한 국가의 식량 안보 프로그램을 위해 310억 페소(약 7,483억 4,000만 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기에 이번 감염병 사태로 식량이 부족해진다면 더 큰 피해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 부족은 바이러스의 위협만큼이나 현실적인 문제다.

요청된 금액 중 70억 페소는 국가식품청의 조달 기금으로 쓰이고 85억 페소는 쌀 복원 프로젝트에 쓰인다. 30억 페소는 농부들을 돕기 위한 원조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다. 또한 도시 농업 프로젝트를 위한 식품을 배분하고 소규모 반추 동물과 가금류를 키우는 농장에 대한 원조를 강화하고 농민과 농장 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개선, 농업 보험 프로젝트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그랄레스는 농업 및 관련 공장 종사자, 공급망, 화물업 등이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법 집행기관에 상기시켰다. 

쌀은 대부분 필리핀인의 주식이다. 1995년 필리핀의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93.2kg였지만, 2009년에는 123.3kg로 늘었다. 쌀로 얻는 칼로리도 1995년에는 하루에 917칼로리에서 2009년에는 1,213칼로리로 늘었다. 

 

주요 쌀 생산 지역은 센트럴 루존(18.7%), 카가얀 밸리(11%), 웨스턴 비사야(11.3%), 비콜 지역(6.8 %), 일로코스 지역(9.8%) 등이다. 중앙 민다나오 지역에서도 쌀이 생산된다. 쌀이 생산되는 전체 지역의 약 70%가 관개 지역이고 나머지 30%는 고지이거나 비가 내린 물로 농사를 짓는다. 필리핀은 기후 변화, 토지 면적 감소, 인구 증가, 배수 부족, 부적절한 관개 시설 등으로 쌀 생산량 부족을 겪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약 1,026만 명으로 전체의 약 25.44%를 차지한다. 2018년 필리핀의 쌀 수입량은 찹쌀이 5만 3,689메트릭 톤, 쌀가루가 1만 6,034메트릭 톤, 껍질 있는 쌀이 1만 2,799메트릭 톤, 동물 사료용 쌀이 9,000메트릭 톤이었다. 같은 해 필리핀이 수출한 쌀은 2,200메트릭 톤이었다.

쌀을 제외하고 필리핀에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은 2017년을 기준으로 옥수수, 코코넛, 사탕수수, 바나나, 파인애플, 커피, 망고, 담배, 아바카, 땅콩, 몽고, 카사바, 고구마, 토마토 등이다. 

필리핀의 많은 농부가 쌀을 재배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소비하는 양에는 미치지 못한다. 매번 쌀을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재배하는 작물을 바꾸기도 한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국가의 식량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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