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독감에서 배우는 교훈 “사회적 거리두기 일찍 해제 시 감염자 급증”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4-07 13:54

▲식당, 사무실,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셔터스톡)

지난 몇 달간 식당, 사무실, 학교가 문을 닫았다. 모임과 공개 행사는 금지 혹은 취소됐다. 이 모든 조치가 일상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은 아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도 인류를 위협했다. 스페인 독감 발병 당시 상황은 지금과 비교하면 어땠을까? 

1918년 10월부터 인플루엔자 감염병이 퍼졌다. 흔히 스페인 독감이라고 불린다. 스페인 독감은 빠른 속도로 인류에게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스페인은 중립을 유지하며 뉴스를 검열하지 않는 유럽 내 몇 안 되는 주요 국가였다. 질병 소식이 스페인의 뉴스 매체를 통해 퍼지기 시작하면서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쟁은 바이러스가 퍼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많은 사람이 전쟁 때문에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스페인 독감은 미국에서 약 67만 5,000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는 수천만 명을 죽였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펼쳐졌다. 사업체, 식당, 학교가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집에서 자가격리해야 했고 어떤 지역에서는 이런 격리가 몇 개월 동안이나 이어지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자 전체적인 사망률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제한을 멈추면 감염자가 급증한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나 격리를 너무 일찍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18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격리를 일찍 해제한 도시에서는 독감 사례가 다시 발생했다. 조금 더 오랜 기간 참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도시에서는 사망자 수가 훨씬 적었으며 질병이 빨리 종식됐다. 

최고의 중재는 단계적인 접근

미국의학협회저널에 실린 2007년 연구에 따르면, 최고의 중재는 단계적인 접근이다. 사람들에게 집에 머무르라고 촉구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 직장, 학교 등에 가야 하며 규칙을 어기고 교회나 술집, 각종 모임 등에 갈지도 모른다. 단계적인 접근이 가장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이를 스위스 치즈 조각에 비유했다. 구멍이 작아지도록 하려면 작업을 계층화, 단계화해야 한다.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 19

독감 전문가 제레미 브라운은 “과거 유행성 독감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다”며 스페인 독감과 현재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교했다.

이전에는 질병의 확산을 추적하려는 노력이 기본적인 원칙에만 국한된 것이었다. 1918년 독감 감염병이 유행하던 당시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전쟁 중이었고 이에 따라 정보를 검열했다. 적에게 기밀 정보를 유출하지 않기 위해 시민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고 스페인 독감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19가 유행 중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모든 국가가 빠른 속도로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만약 백신 등이 만들어진다면 수많은 국가가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페인 독감 및 기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19는 연령에 따른 사망률이 확연히 다르다.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젊은이와 영유아에게 위험했던 반면, 코로나 19는 노년층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1918년의 기대 수명 감소

기대 수명이란 인구의 1년간의 건강 상태를 측정한 것이다. 전체 수명 중 사망률을 알아본다. 1918년에는 감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기대 수명이 급감했다. 당시 노르웨이의 기대 수명이 50.3년, 스웨덴 49.8년, 미국 47.2년, 스위스 46.3년, 핀란드 32.8년, 스페인 30.3년 등이다.

 

 

코로나 19의 사망률은 연령과 비례해서 증가한다. 0~9세 영유아는 0.01% 미만, 10~19세 청소년은 0.02%, 20~29세 0.9%, 30~39세 0.18%, 40~49세 0.4%, 50~59세 1.3%, 60~69세 4.6%, 70~79세 9.8%, 80세 이상 18%다. 또한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연령에 관계없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이 사망률이 높은 이유도 나이가 많을수록 면역력이 저하돼 기저 질환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감염병은 사라지지 않지만, 과거와는 다른 건강 시스템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19 약물 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단, 1918년에 효과적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나 격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하다. 과학자들이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도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그리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김성한 기자 ray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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