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임상 실습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셔터스톡)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간호학을 배우는 학생들 1만 명이 졸업 못 할 위기에 처했다. 

캘리포니아주 규칙에 따라 간호학과 학생들은 임상 교육의 75%를 병원에서 실습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 및 격리 상황에는 임상 실습을 마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의 규칙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간호대생 1만 명이 실습을 이수하지 못해 졸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실습이 부족해 졸업하지 못하면 간호사 면허를 취득할 수 없고, 이는 곧 캘리포니아주의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의 간호학교 교육 모델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웨스트코스트대학의 간호학과 학생인 라이언 파나세위츠는 "19개월의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졸업할 날이 다가오는데, 실습은 아직 절반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임상 실습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세위츠는 친구들과 함께 간호학과 학생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탄원서를 공동 작성했고 이를 학교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이 탄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간호학교 교육 모델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교육 모델을 일시적으로라도 변경해달라는 것이다.

파나세위츠는 “임상 실습 75%를 당분간만이라도 임상 실습 비율 50%로 변경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다른 주에서는 임상 실습의 비중을 애초에 50%로 두는 주도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웨스트코스트대학 간호학과 학과장인 로빈 넬슨 또한 학생들을 위해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냈다. 

마린대학의 건강과학과 학과장인 샤론 골드파브에 따르면 학생들이 임상 실습 시간으로 학업의 75%를 채워야 한다는 것은 아주 오래된 구식 정책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간호대학협회 회장인 스콧 짐은 "감염병이 퍼진 상황에서도 위원회는 구식 규제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의 또 다른 주인 위스콘신에서는 올해 3,000명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졸업해 의료 전선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졸업 또한 불확실하다. 만약 졸업이 더 늦춰진다면 위스콘신주의 의료 시스템은 더 뒤처질 것이다. 

간호사 대 환자 비율, 즉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의 수는 간호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다.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적절해야 환자와 간호사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정한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은 집중치료실의 경우 1:2 이하다. ▲신생아 집중치료실 1:2 ▲수술실 1:1 ▲마취 후 회복실 1:2 ▲분만실 1:2 ▲분만 전 입원실 1:4 ▲분만 후 입원실 1:4 ▲소아과 1:4 ▲응급실 1:4 ▲응급 외상 환자 1:1 ▲정신과 1:6 등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적절해야 환자의 만족도도 높고 투약 오류가 감소한다. 환자의 병원 재입원 기간, 체류 기간, 사망률도 줄어든다. 또 환자의 낙상 사고가 줄어들어 안전 결과가 개선되고, 간호사들의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약 1만 명의 새로운 간호사 졸업생이 필요하다고 추정했지만, 현재 코로나 19 사태를 고려할 때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위스콘신주는 간호위원회에 간호학과 학생들에 대한 실습 시간 면제를 요청했다. 이를 촉구하는 탄원도 시작됐다. 위스콘신주의 간호위원회는 시험 또한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제한된 상황에서 시험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OECD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여러 국가에서 간호학과 학생을 늘리기 위해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은퇴하는 간호사가 많아지면서 간호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학과 졸업생이 많은 국가는 인구 10만 명 당 간호사 수로 알아보는데, 예를 들어 스위스는 인구 10만 명당 간호사가 101명이다. ▲한국은 100명 ▲호주 85명 ▲노르웨이 80명 ▲핀란드 69명 ▲벨기에 63명 ▲미국 62명 ▲독일 54명 ▲일본 53명 ▲캐나다 52명 ▲덴마크 44명 ▲프랑스 41명 ▲오스트리아 34명 순이다.

교육 과정이 코로나 19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간호학교뿐만 아니라 자격기관 및 정부기관에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파악 중이다. 현재로서는 교육 과정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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