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의 식량 안보 위한 '움직임' 시작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4-03 11:46

▲사재기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셔터스톡)

사람은 공황, 불안, 두려움 등을 느꼈을 때 사재기에 동참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식품을 비축하고 사재기하는 것이 개인 단위의 움직임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 19 펜데믹 동안 식품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사재기에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밀가루 공급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감자, 설탕, 당근 등 식품 수출을 금지했다. 2016년 전 세계 밀가루 수출량이 4억 9,400만 달러(약 6,046억 5,600만 원)다. 높은 수준의 기여를 하는 국가가 아프가니스탄(약 3억 2,900만 달러), 우즈베키스탄(약 1억 2,600만 달러), 타지키스탄(약 1,998만 달러), 투르크메니스탄(약 1,129만 달러), 중국(약 333만 달러), 몽골(약 146만 달러), 몰도바(약 70만 달러) 등이다.

모로코 또한 6월 중순까지 밀 수입 관세를 정지했다. 주요 밀 수입국인 터키와 알제리 등은 이미 입찰을 발표했다. 특정 가격에 특정 수량을 구매하겠다는 제안이다. 터키 입찰자들은 30만 5,000톤의 밀을 구매하겠다고 나섰고 알제리는 24만 톤을 구매하겠다고 했다.

베트남 또한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쌀 수출 계약 체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베트남 측은 "우선 팬데믹 기간 국내에 공급할 수 있는 쌀이 충분한지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베트남의 쌀 수출은 2019년 4.2% 증가한 637만 톤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수출양이다. 2018년에 쌀 수출이 많았던 국가는 인도가 74억 달러로 전체의 30.1%를 차지했고, 2위가 태국으로 56억 달러 및 22.7%, 그 다음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쌀 수출 중단 조치는 국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식품 수출 국가들이 국내 상황을 우려해 같은 조치를 실시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아직까지는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주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항공 운송, 해상 운송, 육상 운송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는 국가 자체를 폐쇄하면서 의약품이나 식품 등의 중요한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세르비아는 해바라기유 수출 금지를 확대했다. 해바라기유는 많은 가정에서 식용유로 사용하는 기름이다.

런던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의 리서치 담당자인 팀 벤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미 사태를 예견했으며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식량 공급은 아직 충분한 수준이지만, 전례 없는 감염병이 발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나 격리 조치가 시행되고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공황에 가까운 사재기가 일어나면서 제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낙진의 시작일 뿐이다.

싱가포르, 공급 유지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을 제한하는 경제 정책인 식품보호주의는 공급 문제나 농작물 경작 실패에 대한 조치이지만 불안에 의해 야기되기도 한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이와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6개 다른 국가와 긴밀하게 협력해 코로나 19로 인한 무역 중단을 타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싱가포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무역 라인을 계속 개방하는 것이 상호 이익이 된다. 싱가포르는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무역 흐름이 방해받지 않고 항구나 공항 등의 주요 인프라가 국제적인 공급망으로써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싱가포르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서는 국가들이 통합하고 결합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세계 무역을 위협할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적인 상업 회사 루이스드레이푸스의 무역 컨설턴트인 앤 버그는 "많은 정부가 극단적으로 조처할 경우 식품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비축, 가격 관리, 배급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식품 수출 중단 등의 조치가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퍼질 것이라는 징후는 없지만 글로벌 무역 흐름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은 제기될 만하다.

김성한 기자 ra@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