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땅메뚜기 떼, 파키스탄 습격…아동들 기아 위기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3-23 15:59

이집트 땅메뚜기 때문에 수천 에이커의 농작물이 파괴되고 있다(출처=123RF)

메뚜기로 인한 피해에 시달리는 나라가 있다. 바로 파키스탄이다. 최근 파키스탄은 메뚜기 떼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겪었던 것 중 최악의 메뚜기 침입이라고 경고했다.

그래스하퍼(grasshopper)처럼 생긴 대형 초식동물, 이집트 땅메뚜기(desert locust) 때문에 수천 에이커의 농작물이 파괴되고 있다. 땅메뚜기는 이란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파키스탄의 밀과 면, 옥수수, 기타 농작물을 파괴하고 있다. 파키스탄 식량안보부 쿠스로 바크티아르 장관은 지금까지 2만 헥타르 면적의 농지에 살충제를 살포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농가들은 해충이 농작물을 먹어 치워 아이들이 굶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농가를 운영하는 압둘 카디르는 “전에는 모든 농가에서 밀 100~200포대씩 수확했지만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메뚜기가 모두 먹어치웠다”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메뚜기 떼가 농작물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힌다면 아이들이 먹을 식량이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다.

농부이자 6명의 자녀를 둔 사둘라 제흐리는 메뚜기 떼가 자신이 기른 밀을 모두 없앴다고 말

UN은 이미 이집트 땅메뚜기가 동아프리카를 휩쓸었으며 탄자니아와 우간다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케냐는 지난 70년 동안 최악의 피해를 입었고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도 25년 만에 엄청난 손실을 경험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이 위험에 처한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UN은 밝혔다. 

UN에 따르면, 메뚜기 떼는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이며 가장 오래된 이주형 해충이다. 메뚜기 떼는 평균 4,000만 마리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에 최대 150km를 이동하고 3,40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해치운다.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에 도움을 청한 상태다. 지난 달, 중국 대표단이 파키스탄에 방문해 파키스탄의 농가를 평가했다. 이후, 300톤의 살충제와 살포 장비를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이달 초, 파키스탄의 재난관리당국과 중국 기술자들은 파키스탄 직원들에게 장비 사용법을 교육시켰다. 

2016년 기준 파키스탄의 농작물 보호 산업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살충제 42%, 제초제 23%, 살진균제 10%였다.

파키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농업이 파키스탄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다수 인구가 직간접적으로 농업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 GDP의 24%는 농업에 기인하고 있으며 농업에 종사하는 노동 인구는 50%다. 이를 통해 파키스탄 도시 및 지방 인구의 식량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에서는 농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과 계획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생산법에 의존한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중요한 농작물은 옥수수와 사탕수수, 쌀, 면, 밀이다.

해충이 파키스탄을 강타하자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1월 파키스탄의 인플레이션율은 14.6%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이 국가는 밀과 설탕 같은 식량 부족 대처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밀 가격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가루 공급을 늘리기 위해 30만 톤의 곡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뚜기 떼의 움직임과 발생은 예측하기 어려워 해결 방안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알고 있는 단 한 가지는 매우 빠르게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국가인 모리타니아는 메뚜기 떼가 군생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살충제를 분사하는 선제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 군생 과정이란 보통 태풍이나 폭우가 왔다 간 후 환경이 메뚜기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변했을 때 메뚜기들이 동일한 장소에 모여 미성숙한 핑크색에서 성숙한 노란색으로 번한 후 무리를 짓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 파키스탄에서 영양실조에 처한 사람의 비율은 23.40%였다. 이후 2009~2011년 21.10%, 2012~2014년 21.00%, 2015년 20.80%, 2016년 20.60%, 2017년 20.30%이었다.

 

 

아동이 영양실조에 걸리면 인지 기능에 손상을 입게 된다. 취학 연령의 아동이 극심한 기아 상태인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행동 문제를 야기하며 만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과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영양은 경제 및 사회 발달의 기본이다. 영양 상태가 우수한 사람은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동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집트 땅메뚜기 떼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기아 위기를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한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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