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관광객 대상 코로나 19 바이러스 검사로 골머리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3-16 12:48

이집트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출처=123RF)

관광 산업의 보석으로 간주되는 국가 이집트가 이번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의사들을 파견해 입국하는 관광객들을 검사하고 있지만 모든 관광객을 검사하기는 역부족이다. 결국 일부 외국인들만 검사를 받았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관광을 다니는 등 일상 생활을 시작했다.

이는 이집트 당국이 직면한 딜레마다. 나라에 큰돈을 가져다주는 관광객들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냐, 아니면 이집트 내의 공중 보건을 더욱 중시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관광 도시인 룩소르는 이집트의 코로나 19 바이러스 발병의 진원지가 됐다. 사라 유람선이라는 배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집트 북쪽 해안에 있는 병원의 격리 유닛으로 옮겨졌다.

이집트 관광장관은 룩소르의 사원 중 한 곳을 방문해 이곳은 안전하며, 방문객들에게 개방돼 있다고 발표했다. 관광장관은 카르나크 신전에 들어가기 전에 그 앞에 많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아직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발의 중심에 있는 유람선은 인근 강둑에 도킹돼 있는 상태다. 136명이 검역소에 격리돼 있다. 이집트에도 바이러스가 금방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 8일에는 60세의 독일 출신 관광객이 리조트 타운에 있는 병원에서 사망하면서 이집트 내에서도 첫 코로나 19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이집트 내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상당히 모순적이다. 의사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휴가를 망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한 호텔에서는 400명의 투숙객 중 10명 만 검사를 받았다. 또 호텔에서 한 명이라도 검사를 받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호텔을 곧장 떠날 수 있다.

검사를 받지 못한 투숙객들은 불안한 마음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의사들은 현재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불만이 있는 경우 보건부로 전달하라고 말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인 사이러스 샤파르 박사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감염된 선박에서부터 이집트 해안으로 전파됐는지 여부를 알아볼 것이다. 다만 이는 봉쇄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6일까지 이집트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코로나 19 감염 사례를 보였다. 그때까지 확인된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그런데 3일 후 그 숫자가 59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대부분은 룩소르에 정박 중인 선박 내에서 발생했다. 이집트 인구는 1억 명에 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집트에 방문한 적이 이는 관광객 중 적어도 29명이 집으로 돌아간 다음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집트 또한 안전하지는 않다는 주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1일에 이집트를 떠난 대만계 미국인 여성이 타고 있던 보트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이집트인들은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숨기고 국민들에게 완전한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 정권 하에서 이집트의 뉴스 매체는 언론의 자유를 상당 부분 빼앗긴 상태다. 시시 정권은 지난 2015년에도 시나이에서 발생한 러시아 제트기 추락 책임이 ISIS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통계 포털인 스타티스타(Statist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 수는 1,405만 명이다. 2012년에는 1,120만 명으로 감소했고 2014년에는 963만 명으로 더 감소했다. 2016년 이집트 관광객 수는 520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는데, 2017년에는 816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집트 당국은 정부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보건부 측은 이미 2,166건의 검사를 수행했으며 WHO와 긴밀하게 협력해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나 인도네시아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아직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지 않은 이유는 국가적인 규모로 검사를 진행할 자원이나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룩소르에 있는 여행사들은 잡혀 있던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이집트여행사협회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여행자 예약이 80%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룩소르의 관광 산업 노동자들 사이에 두려움을 퍼뜨렸다. 일부 유람선 노동자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걸릴까봐 두려워 직장을 그만두었다. 지난 3월 9일 룩소르는 마치 유령도시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