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나에서 발견된 석유, 남미 국가에는 골칫덩이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3-13 10:08

가이아나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부유한 국가에 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출처=플리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남미의 작은 국가인 가이아나에서 원유가 발견됐다. 가이아나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생산국이자 부유한 국가가 될 가능성을 손에 쥐게 됐다.

석유가 발견됐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석유 발견은 가이아라를 꾸준히 괴롭히던 역사적 갈등을 악화시켰다. 일부 가이아나인들은 새로 발견된 보물이 인근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것처럼 불안정한 민주주의를 더욱 약화시키고 다른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를 둘러싼 긴장은 또 다른 문제의 징후다. 선거를 통해 2020년에 원유 수출이 시작될 때 누가 권력을 행사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가이아나를 대표하는 민족 집단은 아프리카계와 인도계다. 이 나라는 1966년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어떤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권력을 잡든, 이들은 석유를 판 돈으로 정적들을 제거하고 계속해서 권력을 차지하려고 할 것이다. 가이아나의 최고 정당 두 곳은 이미 선거에서 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 속하는 가이아나에서는 이미 선거 결과가 나왔지만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가이아나인들은 이런 뿌리 깊은 갈등을 당장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가이아나의 인구는 겨우 75만 명인데 해안에서 발견된 석유의 양은 80억 배럴이 넘는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될 수도 있지만 파국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곳에서 발견된 원유가 이 나라의 국내 총생산을 2배로 늘리고 향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잇다. 가이아나의 석유 생산량은 앞으로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을 능가헤 하루에 120만 배럴레 이를 것이다.

그러나 연임에 도전한 데이비드 그레인저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한 가운데, 야당은 부정한 방법이 사용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한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오일 머니를 벌게 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가이아나에서도 큰 혼란이 빚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가이아나의 오래된 법률도 문제다. 오래된 법률은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 및 자원 개발 등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이 국가 연안에서 석유 매장량을 발견한 회사인 엑손모빌(ExxonMobil)은 가이아나에서 최초로 심해 우물 원유를 추출해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원유를 판 돈이 곧 가이아나의 국고로 들어갈 것이다.

당국은 정부와 엑손모빌 간의 가이아나 석유 생산 및 천연가스 활용 거래 계약에 따라 가이아나가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런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적절한 법안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가이아나 정부가 석유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설탕 및 쌀 생산, 금 채굴 등 이 국가의 전통적인 산업 분야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된 설탕 정제 시설 4곳이 폐쇄됐다. 이로 인해 7,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러시아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가이아나 최대의 광산에서도 일자리와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가이아나에서는 벌써 원유를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도인 조지타운 근처의 버려진 사탕수수 밭은 외국인들을 위한 고급 단지이자 석유 회사를 위한 공급 기지로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쇼핑몰, 12곳의 영화관 등이 오일 머니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 유전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가이아나에 수십억 달러를 제공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가이아나는 자국민을 많이 고용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 농업 및 광산업 등 기존의 산업 분야에서도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노동자들의 운명이 앞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야당인 인민 진보당은 석유로 인한 수입을 이용해 폐쇄된 설탕 정제 공장을 재개설 및 현대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민족 연합당은 해고된 근로자들을 위한 재교육과 보건 서비스 및 교육 개선 등에 석유 수입을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60년 가이아나의 1인당 GDP는 1,679.53달러(약 200만 원)였다. 1990년에는 1인당 GDP가 1,480.41달러, 2019년에는 3,871.39달러(약 462만 원)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데이비드 그레인저가 당선됐다는 결과가 나온 직후, 야당은 물론 이 나라에 거주하는 외교관 등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은 가장 인구가 많은 선거구인 지역 4에서 선거 결과가 그레인저에게 유리하게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가이아나의 전 대통령인 바라트 자그데오는 지역 4의 선거 결과가 여론 조사 결과 및 집계된 투표 수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계 주민들과 인도계 주민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존재해 왔던 민족적인 긴장 또한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가이아나가 새로 발견한 석유를 사용해 경제 발전을 촉진하려는 계획이 방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