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메이의 국수 가게는 정부가 시민들에게 칩거 명령을 내린 이후 한 달이 넘게 문을 닫은 상태다(출처=셔터스톡)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국수 전문점 '팡메이의 국수가게'가 이제 식당이 아니라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내는 공장처럼 변했다. 정부가 중국 시민들에게 칩거 명령을 내린 이후부터 이 가게는 한 달이 넘게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게 주인은 국수를 배달하는 식으로 영업 방식을 바꿔 사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 가게의 주인인 두 티안치는 최근 어떤 수입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팡메이의 국수 가게는 2015년에 문을 열었으며 중국의 도시인 충칭 스타일의 매운 국수를 제공한다. 이 음식점은 개업한 지 1년 만에 베이징에서 꼭 들러야 할 음식점 38곳에 포함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두 티안치는 1월 음력 설 전날에 수입을 계산해보며 벌써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미 우한에서 당시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던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초기 사례가 보고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는 사람들이 바이러스 발생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부는 음력 설 연휴를 위해 매장을 폐쇄하고 다음 달부터 다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그 사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향신료 및 후추 등의 공급이 중단됐다.

두 티안치는 베이징에서 판매되는 향신료는 충칭에서 판매되는 향신료만큼 맛이 나지 않으며, 심지어 베이징 내 시장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밸런타인 데이 쯤에 그는 향신료 공급자를 찾아 재료를 공급받고 국수와 만두를 만들어 배달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당의 수입은 3분의 1, 그리고 그 이하로 떨어졌다. 직원 수는 20여 명이었지만 지금은 8명만 일한다. 그는 사업에 도움이 될 잠재적인 정부의 지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임대료를 내고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는 가게 근처 일식 레스토랑을 포함해 많은 소규모 사업체가 이미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충칭 지역의 유명한 국수 요리인 샤오미안이 두의 가게의 인기 메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재료를 비닐봉지에 담아 판매하면, 이들이 알려준 조리 방법에 따라 손님들이 각자 집에서 국수를 끓여 먹는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기업들뿐만 아니라 대도시 및 소도시의 중소규모 사업체까지 황폐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시장 입점 가게들, 서점, 미용실, 바, 레스토랑, 카페 등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중국에서는 8,000만 개의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2억 명이 넘는다.

베이징케이터링산업협회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징 내의 식당과 카페 중 70%는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큰 타격을 입었다. 고객 수는 급격하게 떨어졌고, 재료 조달 및 근로자 확보도 큰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식당 및 외식 산업 분야에서 850억 달러(약 101조 9,06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에는 베이징의 소규모 요식업계도 장사가 잘 되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자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세계인스턴트국수협회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에 중국 및 홍콩 지역 사람들은 402억 5,000만 그릇의 인스턴트 국수를 소비했다.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가 125억 4,000만 그릇, 인도가 60억 6,000만 그릇이었다. 일본은 57억 8,000만 그릇, 베트남은 52억 그릇을 기록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배달 음식 서비스가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모든 배달업 종사자들이 곧바로 일을 시작하지 못했고, 고객들 또한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배달 음식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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