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공사들이 앞으로의 전망을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의 항공 산업은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출처=피크리포)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직격타를 맞은 분야가 바로 항공 업계다. 일부 항공기는 텅 빈 채 목적지로 향하기도 했다. 일부 승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좌석에 앉기 전 좌석을 직접 소독하기도 한다.

전 세계 항공 여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행기를 이용한 승객들은 승객이 거의 차지 않은 기내의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주요 허브인 공항 여러 곳에서는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활주로 노동자들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월 5일 기준으로 수많은 항공사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수익 손실이 예견됐고, 이에 따라 항공사와 관련된 주식이 급격히 하락했다.

산업 무역 그룹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0년에 전 세계 항공사의 수입이 1,130억 달러(약 135조 1,480억 원) 손실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업계 전망은 지난 2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나빠졌다. 전문가들은 거의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해를 입은 분야는 항공 업계뿐만이 아니다. S&P 500 기업의 주식 또한 3% 가량 하락했다. 여러 회사가 비상 대응 계획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항공 업계의 피해가 더 큰 이유는 최근 항공 업계가 보잉 737 기종의 연이은 추락 사고 이후 한 차례 위기를 겪은 이후 곧바로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항공사의 성장률이 곤두박질쳤고 수천 건의 비행이 취소됐으며 그 결과 수십 억 달러가 손실됐다.

항공 여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경제적인 영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컴캐스트 소유의 광고 회사인 프리휠(FreeWheel)의 총 책임자인 데이비드 클라크는 멕시코 칸쿤에서 미팅을 한 후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클라크는 주기적으로 비즈니스 때문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여태까지 그렇게 승객이 적은 비행기는 처음 봤으며 매우 초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위민카인드의 광고 전문가인 크리스티 폴크너 또한 주요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델타 항공에 전화를 걸어 여정을 미루고자 했다. 그러나 직원과 전화 연결을 하기 위해서는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셜 미디어 전략가인 돌리 멕클러는 뉴욕에서 로스 엔젤레스로 비행했는데, 비행기는 절반만 차 있었으며 승객들은 저마다 좌석을 소독했다고 전했다.

20여 년 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에도 글로벌 항공 산업이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했다. 전 세계 항공 여행이 급감했으며, 그 이후 항공사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 또한 그와 비슷한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제기된 위협은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대중이 예약해 두었던 항공 여행을 취소한 것이다. 이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경제적인 타격 또한 점점 커질 것이다. 상업 항공은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국제민간항공기구에 따르면, 2018년 항공사는 43억 명의 승객들을 수송했다. 20년 전만 해도 항공 승객은 5억 명 가량이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항공기 이용 승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산업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클 것인지, 이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국제 항공사들은 상당히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미국의 항공 산업은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항공사들은 저축한 현금 보유분이 있으며, 수하물에 요금을 부과하는 등 또 다른 수입원에 의존할 수 있다. 지난 3월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 산업에 재정 보조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통계 포털인 스타티스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전 세계 항공 산업 수입은 3,220억 달러(약 384조 9,832억 원)였다. 2008년에는 5,700억 달러(약 681조 3,780억 원), 2011년에는 6,420억 달러(약 767조 4,468억 원)였다.

2012년에 글로벌 항공 산업 매출은 7,060억 달러(약 843조 9,524억 원)에 이르렀다. 2020년에는 8,720억 달러(약 1,042조 2,1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5일, 아메리칸 항공 및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는 각각 13%씩 줄었다. 많은 항공사가 국제 노선은 물론 국내 노선 일정까지도 대폭 줄였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약 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유나이티드와 제트블루는 현금 절약을 위해 신입 사원 채용을 잠정 중단한다. 루프트한자, 스위스 항공, 오스트리아 항공 등을 운영하는 루프트한자 그룹은 수용력을 약 25% 줄인다는 광범위한 축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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