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하킴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입원하고 있는 무균실 청소도 맡고 있지만 간신히 최저 임금을 받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알 하킴은 런던 소재 대규모 종합병원에서 청소부로 매일 근무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입원하고 있는 무균실 청소도 맡고 있지만 간신히 최저 임금을 받고 있다.

하킴은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과 수천 명의 감염 의심환자 중 한 명으로써 14일동안 격리될 수도 있다는 양면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 확진 환자가 51명을 기록하면서 영국은 아직 대규모 발병 상태까지 이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응급 상황을 대비하면서 자국 내 노동력의 20%가 병가를 낼 수도 있는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다.

현재 영국 병원 근로자 중 최소 2명이 코로나 19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 매트 핸콕 보건부 장관은 위험에 처한 의료계 종사자들은 자가 격리를 해야 하며 유급 휴가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영국 보건당국은 알 하킴처럼 저임금 계약직이 처한 위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130만명 이상이 영국 국가 보건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약 10만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급여와 혜택이 적은 계약직 근로자들이 이중 고용 구조에 매여 있다. 처음 3일 동안의 병가를 신청한 알 하킴은 어떠한 수당도 받지 못했다. 반면, NHS 일반 근로자들은 근무 기간에 따라 최소 한달, 최대 6개월 동안 유급 병가를 신청할 수 있다.

영국 의료 전문가 존 애쉬턴 박사는 모든 근로자들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누구나 유급 병가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애쉬턴 박사는 계약직 근로자들아 코로나 19에 노출되더라도 생계 때문에 보고하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GMB는 병원들에 코로나 19 가 의심되는 모든 아웃소싱 근로자들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정치인들도 이 같은 요구를 지지하면서 기업들이 수익보다 먼저 공중 보건에 중점을 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45년 연속 실업자 수가 줄고 있지만 임금 성장이 정체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임시직 선호 경제인 긱 경제(gig economy) 상태에 있다. 그리고 자영업 근로자들이 5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의료 및 복지 같은 공공 부문은 외주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이는 NHS 병원에서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외주직과 정규직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NHS는 코로나 19 환자 급증을 대비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집중치료실 병상의 수를 늘리고 환자 급증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같은 영국의 상황은 의료 기관 근로자들의 코로나 19 노출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에섹스에서 앰뷸런스를 운전하고 있는 마이클은 비응급 환자를 지역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에섹스에는 이미 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상태다.

마이클은 현재 재정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병원비를 지불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상태를 보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공공 보건 지출 비용은 1880년 GDP의 0.13%를 차지했다. 하지만 1900년 이 수치는 0.29%로, 1960년 3.28%, 2014년 7.58%로 증가했다.

알 하킴이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아직 코로나 19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지 않지만 잠재적 환자를 위한 특별 병동을 준비한 상태다. 알 하킴은 코로나 격리 병실을 청소하기 위해 보호복과 고글, 마스크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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