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관계당국은 26종의 치료제와 약물 원재료 수출을 중단했다(출처=셔터스톡)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제약회사들이 중국 공장에서 비타민과 항생제 원재료를 구하지 못해 필수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중국 공장이 생산을 재개한 이후에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치료제도 생겼다.

인도보다 혼란을 느끼는 곳도 없다. 인도 관계당국은 26종의 치료제와 약물 원재료 수출을 중단했다. 약물 대부분은 항생제다. 수출이 금지된 항생제는 티니다졸과 메트로니다졸, 클로르암페니콜, 에리스로마이신염, 네오마이신, 클린다마이신염, 오르니다졸 등이다. 그 외 금지된 약물로는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호르몬제인 프로게스테론, 항바이러스 치료제 아시클로버, 비타민 B1, B6, B12가 있다.

인도는 치료제 원재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34종의 약물을 대체할 것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이후 자국민을 위해 치료제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인도 제약회사들은 중요 성분을 중국 공장에서 의존하고 있다. 특히 항생제와 비타민에 사용되는 성분은 거의 중국 공장에서 수입한다. 인도 제약회사들이 음력 설 휴일 전에 추가 재료를 비축했지만, 이제는 비축량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인도가 세계 최대 복제 약품 공급업체인 까닭에 인도의 수출 금지는 전 세계 국가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19년 인도가 수출한 복제 약품은 약 190억 달러(22조 7,354억 원) 규모였으며 양적인 측면에서 세계 복제 약품 수출의 5위를 차지했다.

아이폰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이제는 약물 원재료 부족까지 세계가 중국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의 부품 생산량이 기대 이하로 하락했기 때문에 판매 예상치를 낮췄다.

약물 수출 제한 결정은 인도 제약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 민감한 문제가 됐다. 익명의 인도 관리는 정부가 수출 허가 전에 자국민을 위한 치료제 공급량을 보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인도 리서치회사에 종사하는 크리쉬나트 문데는 인도 제약회사가 현재 유럽과 자국 내에서 치료제 원재료를 공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3월 내내 지속되고 코로나 19가 중국을 넘어서 세계로 확산한다면 공급망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제약연맹의 수다르샨 자인 총장은 "주요 제약회사들이 5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원재료를 비축했지만 일부 제품은 그 전에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소규모 제약회사들은 이미 일부 원재료 가격 인상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 최대 제약회사인 시플라(Cipla)는 수출 제한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지만, 최대 두 달 동안 사용할 재고가 충분하다고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다음 몇 주 동안 원재료 선적이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미 재고를 쌓아둔 판매업체로부터 추가 재고를 보장받았다고 밝혔다. 즉, 다음 몇 주 내로 상황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즉각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인도 정부는 국내에 더욱 많은 치료제 원재료를 비축하고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장기 계획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 

치료제 수출이 중단되기 일주일 전,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코로나 19와 관련된 문제 때문에 미국에서 이미 부족해진 약물이 한 가지 있지만 해당 약물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의존하는 다른 치료제 20종의 공급 물량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코로나 19와 관련된 문제 때문에 미국에서 이미 부족해진 약물이 한 가지 있다고 밝혔다(출처=셔터스톡)

해당 약물은 이미 FDA 부족 물량 리스트에 올랐다고 FDA의 스테판 M. 한 박사는 말했다. 한 박사는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달은 대체 치료제가 있으며 FDA가 여러 제약회사와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중 보건 운동단체들은 FDA의 모호한 발표를 비난하면서 바이러스가 중국을 제외한 최소 56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FDA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기업 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비난했다. 하지만 FDA는 거래 비밀과 독점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연방법을 언급했다.

미국 입법자들과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미국으로 약물과 여러 의료 물자를 공급하는 세계 공급망을 자세히 감시하고 있으며, 바이러스로 인해 주요 약물 공급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2019년 7월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약물 공급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인도로부터 약물을 구입하는 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청회에서 증언한 로즈마리 깁슨은 "인도도 치료제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 API를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도에서 API 물량을 공급하게 되면 치료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깁슨은 "인도가 가격 때문에 중국에서 API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대신 인도에서 약물을 수입하기로 한다면 치료제가 더 비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3년 기준 인도 인구 1,000명당 제약회사 근로자 수는 50.49명이었다. 2009년 54.01명, 2016년 56명으로 증가했다.

인도제약연맹의 수다르샨 제인은 "인도에서 특정 치료제를 수출하는 것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출 제한은 전면적인 것이 아니며 인도 정부가 필수 치료제의 움직임을 모니터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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