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주요 석유 수출 허브의 가공 공장과 부두가 다시 운영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베네수엘라가 경제 위기 때문에 자국의 석유 산업 통제권을 외국 기업에 넘기고 말았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자유화는 예기치 않은 움직임이다. 이 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통치자의 권력은 늘 석유 산업을 통제하고 국민의 이익을 가로채는 능력에 달려 있었다. 사실상 독재자인 니콜라스 마두로는 7년 동안 이어진 결제 위기 속에서도 계속해서 국가의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주의 혁명에 의해 사랑받았던 정책에 등을 돌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법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는 국가 내의 모든 주요 석유 프로젝트의 이해 관계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PDVSA는 지난 수년 동안 잘못 관리됐고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관리들은 부패했다. 이제 이곳의 중요한 결정은 외국 파트너들이 책임지고 있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회사들은 원유를 추출하고 수출을 주선하고 노동자에게 돈을 지불하며 장비를 구입하고 보안 위기에 처한 국가의 운영을 보호한다.

2017년에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벗어나기 전까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감독하던 라파엘 라미레스는 "석유 산업 민영화가 비밀리에 벌어지고 있다. 현재로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PDVSA도 베네수엘라 정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로 인한 혼란 때문에 마두로 정권이 석유 산업을 외국인들에게 건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 국가는 1950년대 이래 국가주의 정책에 따라 석유 산업을 재창조하고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자유화는 예기치 않은 움직임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런 변화는 마두로의 멘토이자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의 비전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차베스는 국가사회주의 실험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분야가 급변하고 미국의 제재 조치가 시행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블룸버그 통신의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말 베네수엘라의 수출은 하루 약 100만 배럴로 증가했으며 석유 수출로 베네수엘라는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의 시기에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여 마두로 정권이 여러 제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PDVSA가 세계 금융 시스템과 분리되면서 가장 큰 고객인 미국을 잃은 것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작년 여름에 완전히 폐쇄됐던 베네수엘라의 주요 석유 수출 허브의 가공 공장과 부두가 다시 운영되고 있다.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로 인한 혼란 때문에 마두로 정권이 석유 산업을 외국인들에게 건네주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석유 산업 경험이 없는 장군 출신인 마누엘 케베도가 마두로에 의해 PDVSA의 수장으로 임명돼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민영화를 주도했다. 이들의 프로젝트 파트너는 미국 석유 업체인 쉐브론, 러시아 국영 회사인 로스네프트, 유럽 및 중국 회사들, 베네수엘라 대기업 등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PDVSA는 점차 재무 및 전략적 의사 결정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석유 수입의 주 지분을 수집하는 지주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

2013년 경제 위기가 시작되기 전에 PDVSA는 베네수엘라가 벌어들이는 거의 모든 외화의 원천이었다. 또 가장 큰 고용주이자 슈퍼마켓에서부터 공원까지 모든 것을 운영하는, 베네수엘라의 중심이었다.

 

한편 포브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1965년에 하루 350만 배럴에서 1970년에 하루 380만 배럴로 증가했다. 그러나 1970년 이후에는 1985년까지 석유 생산량이 50% 이상 감소했다.

1998년에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350만 배럴로 급증했지만 2007년에 다시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에는 하루 생산량이 150만 배럴에 그쳤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의 절반 미만이 PDVSA가 전적으로 소유한 유전에서 생산되는데 이 생산량 또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쉐브론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외국 석유 생산국이자 지난 몇 개월 동안 국가 안정화의 핵심 요소가 됐다.

이 회사는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총 16만 배럴을 추출하는 4개의 합작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9월까지는 중유 가공 공장의 운영을 재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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