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는 포크레인 속에서 죽을란다"...도비산 광산개발에 주민들 '격앙'
사업주, 400평 허가신청...주민들 “환경영향평가 회피, 쪼개기 꼼수일 뿐”
등록일 : 2020-02-12 08:29 | 최종 승인 : 2020-02-12 10:39
박두웅
▲ 충남 서산시 인지면 산동리 마을 주민들이 도비산 광산개발 절대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내외경제=박두웅]  

 

충남 서산시 천수만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도비산이 때 아닌 광산개발(운모광) 소식으로 인근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채굴권자인 A 씨가 도비산 광산개발을 위한 채굴계획인가 신청서를 충청남도에 제출했다.

신청 내용을 보면 서산시 인지면 산동리 임야 446㎡(135평)에 대해 진입로로, 임야 1,453㎡(440평)에 대해 채굴장과 폐석장으로 산지일시사용 및 개발행위 허가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는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쪼개기 일종으로 400여 평에 대한 허가를 득한 후 전체면적인 203ha(615,000여평)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동리 정문선(72세) 주민은 "애초 업자는 23채의 집을 지으려고 해서 환경청에 연락해서 취소시켰다. 그 다음에 또 그 사람들이 3채 주택을 지으려는 걸 무산시켜 놨는데 작년에 이곳에 또 광산을 신청했다"며 "도비산은 명산이다. 오래된 사찰도 많고 산 밑에는 약 60여 채에 달하는 농가가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수 백년을 지켜 온 소중한 산인데 개인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허가해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도비산은 해발 300m인데도 불구하고 가파르다. 경사가 급한데다가 너덜돌이 나무뿌리를 잡고 있다. 바위하고 나무뿌리가 엉켜 서 있는 이곳에서 만약 돌(운모)를 채취하여 판다면 산사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 도비산 바위들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 산사태를 우려하는 주민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도비산지킴이 고동주 씨는 "처음 어르신들로부터 소식을 접하고 서산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도와주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항의로 서산시에서 7월까지 허가를 보류시켰다. 그렇다면 7월 이후에 허가를 다시 신청하겠다는 얘기인데 이 부분이 걱정이다. 그런데 그때가 농번기다. 7월, 한창 바쁜 때에는 주민들이 농사짓느라 꼼짝 못하고 있을 때 하필 그때 업자가 허가를 내겠다는 심산이 아니고 뭐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지난 30여년간 마을 이장을 맡았다는 한 어르신은 "광산 채굴 허가를 내줄려면 마을 주민을 다른 데로 이주시켜놓고 허가 내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포크레인 속에서 죽을란다. 서산에는 비가 오지 않아도 도비산 이곳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곳이다. 나는 이미 폐물이지만 여기서 사는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겠냐. 우리 주민은 도비산에서 돌 한 덩이도 가져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 도비산에서 바라 본 천수만 전경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한편, 도비산은 수많은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는 서산의 명산으로 차령산맥 북서형지구 금북정맥에 속하는 곳이다. 비록 해발 351.5m인 낮은 산이지만 옛날 봉수대 터가 남아 있고, 또 산 허리엔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부석사와 동사가 있어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잇따르고 있다.

도비산은 조선조 제3대 태종대왕이 셋째 아들 충령대군(세종대왕)과 7,0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임금이 참여하는 군사 훈련의 일종인 강무를 행했던 유서 깊은 곳으로 도비산(島飛山)이라는 이름은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飛) 섬[島]' 같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매년 봄이면 산 전체에 복숭아꽃이 만발해 복숭아 '도(桃)', 살찔 '비(肥)'를 써서 '도비산(桃肥山)'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