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슐린 가격 급등' 美 당뇨 환자들, 암거래 시장에 눈 돌려
등록일 : 2020-02-11 10:48 | 최종 승인 : 2020-02-11 12:00
김한성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인슐린 가격이 급등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내외경제=김한성]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인슐린 가격이 폭등하면서 약값을 충당할 수 없는 당뇨병 환자들이 캐나다나 암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앞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애비게일 한스마이어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네트 젠틸을 한 쇼핑 센터의 주차장에서 만났다.

젠틸은 한스마이어로부터 바늘과 약물이 들어 있는 갈색 종이 봉지를 받았다. 젠틸은 지난 며칠 동안 혈당 수치가 높아진 상태였다.

젠틸이 건네받은 내용물은 한 달 동안 지속되는 인슐린 약물이었다. 이 약을 약국에서 구입하려면 약 1,000달러(약 118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런 거래는 원래 불법이지만, 이번 거래에서 교환되는 상품은 마약이 아니라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1920년대에 처음 발견된 당뇨병 치료약이다.

 

 

한스마이어와 젠틸은 페이스북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인슐린을 거래하는 당뇨병 환자 그룹에 속한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들은 인슐린 대신 '생명수'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젠틸은 현재 수입이 없고 월 1,200달러(약 142만 원)의 장애 수당을 받는다. 공공 건강보험을 갖고 있지만 처방약은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한스마이어는 제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다만 그는 남편이 일을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건강보험은 남편의 고용주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한스마이어는 보험을 찾아 가입하는 것을 단념하고 큰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살고 있다. 이렇게 건강보험 없이 사는 미국인은 2,750만 명 이상이다.

한스마이어는 "나는 성인이 되고부터 인슐린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며 "몇 년 전에 적절한 양의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인슐린 펌프의 가격에 대해 보험사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직도 큰 기쁨으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한스마이어는 미니애폴리스 지역 당뇨병 환자를 위한 연락책 역을 맡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서로 연결하는 일을 한다.

주요 출처는 니콜 스미스 홀트라는 여성이다. 스미스 홀트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 약 5만 달러(약 5,935만 원) 어치의 인슐린 약물 및 관련 도구 등을 숨겨두고 있다. 이는 불법 행위다.

처방약을 받아서 팔거나 남에게 주는 것은 사소한 범죄이지만 스미스 홀트처럼 대규모로 약물을 개인 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스미스 홀트는 2017년에 아들을 잃은 다음 자신의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험한 일을 시작했다.

그의 아들 알렉은 급여가 적어 보험료를 지불할 수 없었고 결국 인슐린을 구하지 못해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사망했다.

스미스 홀트는 아들의 아파트에서 아들이 인슐린 펜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려고 시도했던 징후를 찾고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다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인슐린 가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인슐린의 정가는 2009년에 93달러(약 11만 원)였다.

10년 동안 인슐린 펜인 휴마로그의 정가는 300달러(약 35만 원) 이상으로 상승했고, 노보로그의 정가는 300달러를 밑도는 정도로 상승했다.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인슐린 약물 브랜드인 란투스와 레버미어 또한 300달러 정도로 가격이 상승했다.

제 1형 당뇨병은 췌장이 인슐린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않는 만성 질환이다. 따라서 하루에 여러 번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데, 인슐린 가격이 급상승할 경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미국의 당뇨병 환자들은 캐나다나 암거래 시장 등에서 인슐린을 구한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인슐린 가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

트래비스 폴슨은 3개월에 한 번씩 캐나다 온타리오 주로 향한다. 처방전 없이 인슐린을 구입하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미네소타에서부터 2시간 가량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가 가입한 건강보험은 처방약 가격의 절반만 보장한다.

그는 똑같은 인슐린 약물 두 개를 꺼내보였다. 하나는 노보로그의 약물로 345달러(약 40만 원)였다. 다른 하나는 노보래피드인데, 이는 노보로그의 캐나다 이름이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같은 약이 25달러(약 3만 원)에 팔린다.

이렇게 급상승하는 약물 가격은 미국 내의 환자들은 물론 제약 산업, 정치인들까지 괴롭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