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욕시의 푸아그라 금지령, 오리 농장주들 어쩌나
등록일 : 2020-02-06 16:03 | 최종 승인 : 2020-02-06 16:04
김한성
뉴욕시의 푸아그라 금지령이 가난한 이들에게 커다란 피해로 다가올 전망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내외경제=김한성] 뉴욕시가 지난해 10월 푸아그라에 대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오리 농장주들과 레스토랑 운영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그리니치 빌리지에 소재한 베아트리체인의 운영자 앤지 마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푸아그라 트뤼플 토르숑을 향해 "이런 음식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금지 조치로 인해 28달러에 달하는 메뉴는 곧 없어질지도 모른다"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당시 푸아그라를 지목하면서 많은 이들이 사먹을 수 없는 사치품이라고 비판했지만, 푸아그라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 및 공공정책 연구 서비스 업체 메이슨-딕슨이 625명의 뉴욕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 조사에 따르면, 81%에 달하는 사람들이 푸아그라에 대한 금지령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금지에 반대한 비율은 12%에 그쳤으며 7%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푸아그라 금지를 제안한 칼리나 리베라 의원은 앞서 더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바주 방식이 순전히 사치품만을 위한, 가장 비인간적인 과정"이라고 비난했다.

리베라 의원실 대변인은 농장 방문 거부와 관련해서 "농장들이 제공하는 투어는 실제 생산 방식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농장을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 마련된 것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리베라 의원은 "다만 금지령이 발효되기 전 2년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며, 이 기간 동안 농장들은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다"라고 주장했다.

오리 농장이 2 곳이 소재한 설리번 카운티는 뉴욕시의 금지령으로 최대의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했다(사진=플리커)

푸아그라 이슈는 뉴욕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 중 하나인 설리번 카운티에서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 곳에 미국 내 다수의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오리 공장 두 곳이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이 고장에서는 푸아그라가 사치품이 아닌 현지 경제의 주축이다. 약 4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은 멕시코와 중미에서 온 이민자들이다.

그러나 2022년부터 당장 시행될 뉴욕시의 푸아그라 금지령은 두 곳의 오리 농장뿐 아니라 관련 업종 자체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다. 사료 공급자를 비롯한 농업 장비 수리 업체, 그리고 중남미 노동자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 시장과 음식점 등이 모두 관련돼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빈곤한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설리번 카운티 역시 오피오이드 사태로 피해를 입었다. 현재는 오리 농장 두 곳 중 한 곳이 주거용 약물 치료 프로그램을, 다른 한 곳이 무료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 의회에서 농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젠 메츠거는 이 금지령이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회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지령 법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기 전 시 의원들에게 농장 시찰을 권유했지만, 이 초정은 간단히 무시됐다.

메츠거는 두 곳의 오리 농장이 사료 공장과 견인업체, 그리고 트랙터 기업들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으며, 지역 학교 시스템에는 30만 달러의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낙농장을 소유한 톰 보스 역시 지난해 12월 푸아그라가 자신과 이웃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관려자들에게 설파했다.

오리 농장이 거름의 원천으로, 현재는 주와 맺은 협정의 일환으로 무료로 배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거름이 없다면 매년 7,500달러에서 1만 달러 상당의 화학 비료를 구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