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할리우드 어시스턴트, 노동 착취·낮은 임금에 울상
등록일 : 2020-02-06 13:22 | 최종 승인 : 2020-02-06 14:28
김한성
할리우드 어시스턴트가 낮은 처우와 직업 불안정성 등에 시달리고 있다(사진=플리커)

[내외경제=김한성] 최근 할리우드 어시스턴트 업계에 잔재해있는 권위적인 계층 구조와 노동 착취, 낮은 임금 등 실태가 조명되고 있다.

할리우드 로스앤젤레스의 빅4 탤런트 에이전시 가운데 하나인 ICM에서 어시스턴트로 근무한 키란 수브라마니암(31)은 갖은 수모를 겪었다.

20대 중반 이 곳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계속 머무르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됐는데, 이는 그가 일하는 상사의 태도와 행동이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았다.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에이전트로 일하는 그의 상사는 단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상위에 놓여진 소포를 자신의 머리로 던지는 행위도 일삼았다.

그는 "몸은 피했지만 얼굴은 미쳐 피하지 못했다. 상사는 이후 수브라마니암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사과했다. 소포를 던진 것이 단지 장난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ICM 건물 근처 로데오 드라이브 주변을 따라 주차된 모든 포르쉐를 다 헤집고 다니는 일도 있었다. 상사가 자신의 포르쉐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며 "당시 차량을 찾지 못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그의 상사가 건넨 대답은 '내가 찾든지 아니면 다시 하나 사든지'였다"라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어시스턴트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현실에 좌절한다(사진=플리커)

사실 할리우드에서 어시스턴트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나쁜 경험만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결국엔 자신의 회사를 차려 경영진이 되거나 프로듀서가 되려는 꿈을 갖고 이 이일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시스턴트 커리어는 관련 업계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출발점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겪는 여러 사건사고와 경험은, 많은 어시스턴트 초년생들에게 연예계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화려함 뒤에 숨겨진 현실을 발견하도록 만든다. 바로 낮은 대우와 힘든 노동, 그리고 그외 비정상적인 사건들이다. 

다행인점은 미투 운동으로 인해 할리우드 내 쇄신 운동이 일어나면서, 이와함께 이전보다 대담해진 어시스턴트들도 더 나은 급여와 대우를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ICM에서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는 TV 작가 지망생이 된 수브라마니암 역시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 일요일 타운홀 스타일 토론에 참석, 같이 참석한 다른 100여 명 이상의 어시스턴트들과 함께 직장에서의 끔찍했던 일과 낮은 처우 및 임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점점 업계가 외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하려 한다며, 이는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머물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대부분은 '페이업할리우드'라는 온라인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그 결과 1,500명 가량의 응답자 가운데 100여 이상이 상사가 자신에게 물건을 던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대다수가 1년에 5만 달러 이하의 급여를 받았다.

월 평균 임대료가 2,500달러에 달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려면, 이 급여의 1/3을 주거비로 지출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임대 부담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한편 미디어 매체 미디엄은 페이업할리우드의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의 64.41%가 연간 5만 달러 이하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67.58%는 생계 유지를 위해 어시스턴트외 투잡을 뛴다고 답했다. 근무 시간의 경우, 92.67%는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일했다고 답했으며 15.04%는 60시간 이상을 일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투잡으로 더 편안한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기 때문으로, 영화와 TV 제작사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노아 실버만은 근무가 7시에 정상적으로 끝나지 않아 이후 시간에 바텐더로 일하는 것도 구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104명은 상사나 동료가 자신들에게 물건을 던진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81.33%은 근무 시간 중 상사의 개인적인 심부름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근무 시간 외에 개인적인 심부름을 했었다고 답한 비율도 33.7%에 달했다.

특히 TV 쇼 제작 부분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쇼가 완전히 종방될 경우 실업 수당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으로 일하는 작가들은 휴가 시즌을 맞기 전 어시스턴트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