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생경제연구소 "인터넷 검열과 편향성 부추기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다시 논의해야"
등록일 : 2020-02-04 14:18 | 최종 승인 : 2020-02-04 15:35
전지선

[내외경제=전지선]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매크로 조작 방지법과 여론 조작 방지법, 실시간 검색어 조작 방지법이라는 미명하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를 여야 합의로 추진하는데 따른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민생경제연구소 및 올바른통신복지연대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주요 내용은 이용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금지하고 일정 규모의 집주인 또는 건물주는 임차인이 도둑맞지 않도록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하고, 향후 이를 위반한 사업자에게 벌금 등의 처벌 조항까지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일부 긍정적 취지가 있다고 해도 이번 법 개정안은 과도한 입법으로서 현재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론조작, 명예훼손 등의 부당한 목적이라는 것을 사법부도 아닌 일반 사업자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이용자의 정보에 대해 광범위한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에게 검열 및 판단을 강제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검찰이나 법원도 입증하기가 까다로운 행위를 일반 기업의 판단에 맡기고, 특정한 행위를 강제하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하고 과도한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용자의 활동에 제약을 주는 과도한 검열 행위를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인터넷상에서 이용자의 표현자유를 포함한 인터넷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이는 인터넷 기반 산업 전반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입만 열면, 4차 산업 시대를 찬양하고 ICT산업 발전을 외치는 국회에서 어떻게 이런 후진적 발상의 법안이 논의되고 처리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용 방지를 위한 기술적인 조치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용,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니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불법적인 행동 즉, 여론조작, 실검조작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는 기존 형법의 명예훼손,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기존 법률로도 처벌이나 대처가 가능한 상황에서 꼭 집어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금지시키려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집을 태우는 교각살우의 문제를 야기하다 할 것이라는 게 민생겨제연구소의 지적이다.

 

민생경제연구소는 "명확하지도 않은 기준으로 민간 사업자의 판단과 부담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인터넷 활동을 제약하고, 주권자인 국민들의 집단적 의견 형성과 표출의 자유마저도 위축시킬 수 있는 정보통신법망 개정안은 폐기하거나,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물론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들도 여러 사회적 문제와 관련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댓글부대, 마케팅회사들의 실검 조작, 음원 순위 조작 그리고 주요 공연의 티겟봇 등 매크로 프로그램의 악용이나 대한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필요는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적인 대책과 자율적인 규제도 가능하다면 더욱더 강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생경제여구소는 "국회와 정치권, 국회 과방위에 촉구한다. 이번에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도해서 추진되었는데, 한국당은 예전에도 국민들의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법안들을 추진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그때마다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으로 무산된 일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촉구하고 호소드린다. 반대와 논란이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 국회 과방위가 해야할 일은 문제 많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일이 아니라, 통신기본권 및 통신공공성을 제고하고 국민들의 통신비 고통을 완화하는 방안들을 추진하는 것이어야 하며, ICT 기반의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일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과방위는 ICT 산업 분야에서 국외 사업자보다 국내 사업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오래된 문제제기에 대해 해법을 내놓는 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국회는 국민들의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모든 시도는 즉시 중단하고, 부디 한국당을 중심으로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망언과 혐오 발언들을 금지하는 법부터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빙자하고 면책특권을 악용해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정신, 518정신, 인간의 존엄성, 국민주권, 민주사회의 다양성 등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망언과 혐오 발언을 일삼는 것부터 금지시켜야 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