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력 절반 차지하는 여성…성별 고정관념은 여전
김한성 기자
기사승인 : 2020-02-04 09:34

미국 여성 노동자 규모가 급여직의 50.04%를 차지하고 있다(사진=123RF)

미국 내 여성들의 노동 참여가 증가하고 있지만 성별 고정관념은 여전한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보고서를 인용, 미국 여성 노동자 규모가 급여직의 50.04%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자영업자 및 농장이나 가정에서 일하는 수치는 포함돼지 않았다. 

여성들이 이처럼 노동 시장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제조업같은 남성 중심의 직종은 줄어드는 반면, 의료나 교육 등의 여성 중심 직종이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여성 주도의 일자리는 여전히 평가절하되거나 급여가 더 적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진다.

미네소타대공중보건대학의 사회학자 자넷 딜 역시 노동 시장에서 여성들의 참여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환영할만 하지만, 노동 계급층의 가정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성 주도의 직종이 고용의 질과 임금 측면에서 제조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여성의 노동 시장 내 높은 참여율을 이끄는 주된 요인이라면 바로 교육적 혜택과 흑인 및 히스패닉 여성들에 있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 지배적인 직업, 특히 전문직에 많이 진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낮은 임금과 성별 기반의 업무에 주로 배치돼있다.

실제 사회복지 근로자의 84%, 그리고 건강 관리 근로자의 78%가 여성들이다. 그리고 이는 성별 임금 격차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성 차별은 화이트칼라보다 노동자 계층에서 더욱 일반적이다. 간호 분야나 교직 같은 보다 권위있는 여성 주도의 직업조차도 남성들을 많이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이같은 핑크칼라 직종의 경우 블루칼라 직종보다 남성들에게 더 많은 고용 기회와 임금 상승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남성들이 핑크칼라 분야 내 일자리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임금이다. 남성 중심의 직종보다 월급이 더 적기 때문으로, 이에 대해 사회학자 폴라 잉글랜드는 여성 수가 더 많은 분야에 들어갈때 임금은 하락한다.

한 예로 보건 보조원이나 유치원 교사같은 간병과 관련된 직업은 여성 노동자 수를 많이 제한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보수가 좋지 않은 편이다.

교육 수준이 낮은 남성들의 일자리가 감소한데에도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자동화의 증가와 노동조합의 영향 감소, 높은 수감율, 해외 아웃소싱, 이사 및 복학 등 직업 전환에 대한 여러 도전과제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사실 성별 규범은 중요한 요인이지만 동시에 무시되고 간과되는 경향이 높다. 가령 정치인들은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미국 경제는 현재 서비스가 지배하는 구조로 돌아섰다. 또 남성이 주로 무엇을 만드는 일에 관여한다면 여성은 사람들을 돕는 일에 주로 종사한다.

여성 중심의 핑크칼라 직종을 꺼리는 남성들의 성별 고정관념은 여전히 만연해있다(사진=123RF)

남성들이 서비스직을 꺼리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성에는 충분한 수입을 얻고 여성적인 것과는 거리를 둬야한다는 낡은 구시대적인 사고가 자리하는 것.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사회학자 질 야보스키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러한 특성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서도 이같은 고정관념에 대한 영향이 드러났다. 실직한 남성들은 구직 게시판을 통해 여성들을 주로 고용하는 직업을 택하긴 했지만, 대인 관계 기술이나 간병같은 여성적 특성을 필요로하는 직종은 꺼려했던 것이다.

고용주들의 인식도 간과할 수 없다. 야보스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교육 수준과 직종에 상관없이 남성이 주로 여성들이 많이하는 직종에 지원서를 낼 경우, 고용주로부터 면접 연락을 받을 가능성은 낮았다.

연구자들은 또한 새로운 산업에 대한 훈련이나 이동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연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가령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 불황기가 닥치면 남성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지만, 동시에 숙련도가 높은 직업이나 건강 관리직으로 옮길 가능성은 남성보다 더 높았다.

연구팀은 핑크칼라 일자리가 노동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은 후부터 남성들에게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흑인이거나 히스패닉, 혹은 교육 수준이 낮고 수입이 적은 집단에 속하는 남성들이다.

그러나 딜과 야보스키가 2004~2013년까지 인구 조사 자료를 토대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핑크칼라 일자리는 전체적으로 급여는 적었지만, 여기에 고용된 남성들은 육체 노동 직업에 종사하는 남성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마드리드 카를로스3세대학의 사회학자 마르가리타 토레 페르난데스 교수는 이와 관련해, 남성들이 여성 지배적인 직종을 택할 때는 임시 해결책으로서 보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1979~2006년까지 인구 조사 자료와 전국 청소년 종적 연구를 활용해 진행된 조사에서는 특히 초등학교 교사와 보건 기술, 사회 사업 등 여성 주도의 직업에서 이러한 사례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