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사진=플리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일본을 여행 중인 중국 관광객을 향한 일본 국민 정서가 악화되고 있다.

일부 일본인들은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중국 관광객을 볼 수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한 담배 판매점 직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에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고 있는 도쿄 가부키초 지구에 위치한 담배 판매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마지마 나호는 "일본에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이 확산될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외국 관광객이 들어 기침을 하면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며 "단순히 감기일 수 있지만 누가 걸렸는지 절대 알지 못하는 것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매년 95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이는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 관광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다가 중국 학생들이 일본 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상점과 레스토랑에는 일본 관광객에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염병이 시작된 중국 우한을 다녀온 두 사람이 일본에 입국한 직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원했다. 이에 온천 도시로 유명한 하코네의 한 매장에는 중국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을 걸었다.

이 표지판을 찍을 사진이 양국의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일본에서 반중 감정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당 매장 주인의 행동을 칭찬하며 중국인을 비난하는 사람도 나서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이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1,300명이 감염됐다는 보도를 하면서 공포는 더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핵심 도시 십여 곳에 여행 금지령을 내렸으며 3,500만 거주자들의 이동을 제한시켰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인 관광객을 격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관광객을 격리시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우한 방문을 삼갈 것을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내각 회의에 참석해 일본 시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차분히 행동하면 된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일본인들에게 손을 규칙적으로 씻고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일반 감기와 동일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 관광객이 일본 경제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기업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고객들에 대한 일본 시민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도쿄에서 상점을 운영중인 요시자와 세츠코는 "바이러스가 걱정되지만 중국 관광객에게 들어오지 말 것을 요청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인이 없다면 상점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높지는 않지만 중국에 대한 일본인의 감정은 누그러지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그리 높지 않지만, 중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감정이 누그러지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2014년 조사 당시 중국에 동정적인 여론은 5%에 불과했지만 2019년 23%로 증가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에 귀화한 리 코마키는 중국 태생이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과 2019년 공직에 두 번이나 출마했지만 선출되지 못했다. 당시 그의 캠페인 포스터는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글과 함께 훼손됐으며 상당한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

리는 중국 관광객의 일본 여행철이 다시 시작됐지만 수많은 일본인들이 중국인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차별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적대적인 반중 정서가 일본에 더욱 팽배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이조대학 이민정치학과 콘도 아츠시 교수는 "중국에 대한 일본인의 태도는 중국 정부의 비난으로 거세지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중국 정부의 위구르나 홍콩 인권 정책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일본 국내총생산의 연성장률은 1.7%였다. 같은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일본 실업률은 2.2%, 경상수지 1조4,370억엔을 기록했다. 12월 인플레이션율은 0.8%, 무역수지는 – 1,520억엔, 기업세율은 30.86%였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은 양국 정부의 공식 관계를 망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 및 영토 분쟁으로 인한 긴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두 강대국의 관계는 전보다 긴밀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2020년 봄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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