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새 내각 출범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20-01-30 10:05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새 내각이 출범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레바논에서 새 내각이 출범했다. 신임 총리는 하산 디아브다. 그는 시아파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와 동맹 세력의 지지를 얻어 내각을 구성하게 됐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새 내각이 출번했다. 20명의 새로운 정부 장관이 지명됐으며 이들이 앞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간다.

레바논은 엄청난 부채에 빠져 허덕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암시장에서 통화가치가 평가절하됐고, 계속된 반정부 시위 속에 3개월 정도 무정부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레바논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새 내각은 경제 붕괴나 과격해지는 시위를 달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헤즈볼라의 움직임은 미국으로부터 테러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구권 국가나 아랍 국가는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레바논을 돕지 않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디아브는 "내가 구성한 내각은 국가적 예외 상황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도난당한 자금을 회수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 내각이 출범하자마자 지난 21일,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타이어와 쓰레기를 태우며 도로를 점거했다.

그 이전인 18일에 경찰은 베이루트 중심부에서 물대포, 최루 가스, 고무 총알 등을 사용하기로 했고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며 베이루트 중심지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시위대는 3개월 전부터 정부 인사들의 부패 등을 이유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레바논의 지배 구조는 복잡하다. 가지각색의 종파가 섞여 있는 만큼 분쟁도 잦은 곳이다. 최고위 정치인 중 다수는 1990년에 끝난 15년간의 내전에서 장군으로 활약했다. 옆 나라 시리아에게 오랜 시간 점령당한 역사가 있으며, 종파 간의 싸움이 계속 이어지면서 재정 또한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정치 시스템도 손상됐고 시위대는 전통적인 정치 지도자들과 종파의 추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중동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란다 슬림은 "레바논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내각이 기존 정치인을 상대하는 동시에 시위자들을 승리자로 보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내각이 두 가지 방법에 실패한다면 교착 상태는 앞으로도 더욱 길어질 것이다.

분석가들은 총체적인 붕괴를 막기 위해 레바논 정부가 미국 달러를 제재하고 정부 예산을 정리하고, 공무원을 재구성하는 등 결정적인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결정적인 변화는 시민들의 승인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레바논은 지난해 10월 29일 전 총리 사드 하리리의 사임 이후 무정부 상태로 혼란을 겪고 있었으며, 신임 총리인 디아브는 헤즈볼라의 도움을 받고 있으므로 새로운 내각에는 수니파 이슬람 대표가 속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디아브 자신은 수니파이지만, 시아파인 헤즈볼라의 도움을 받았으며 자신이 속한 정파인 수니파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구성한 내각을 살펴보면, 국방장관은 군 복무 경험이 없으며, 장관 중 6명은 여성으로, 아랍권 국가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내각 의원들은 정치 프로그램을 수립해 1월 22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내각 수립에 대한 지지를 받기를 바라고 있다.

새롭게 재무장관에 임명된 가지 와즈니는 TV 인터뷰에서 "역할은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6개국의 경제에 대한 통계 정보를 게시하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데이터에 따르면 레바논 국내 총생산은 연간 성장률 1%를 기록 중이다. 실업률, 법인세율, 개인소득세율은 각각 6.2%, 17%, 20%다.

2019년 9월의 이자율은 10%였으며 2019년 11월의 인플레이션율은 3.17%, 경상수지는 약 11억 4,300만 달러(약 1조 3,337억 원)였다.

많은 시위자가 정치적 변화를 원하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거리로 몰려나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많은 사람이 일자리가 없으며 굶주리고 있고, 그렇기에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만약 정부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더욱 폭력적인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