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될 음료 종류를 확대하려는 주 정부 측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이 빚어지고 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뉴욕시가 빈병 보증금이 적용되는 음료의 종류를 확대할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환경단체와 음료 회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는 이 빈병 보증금을 다른 탄산음료나 와인, 주류 등에까지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법을 고안 중이다. 그러면 매년 이곳에서 처리되는 재활용품 컨테이너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뉴욕시의 음료병 및 캔 빈병 보증금 법은 1982년부터 시작됐다. 음료 유통 업체는 판매되는 탄산음료수 캔 1개당 5센트를 추가로 부과한다. 소비자는 빈 캔을 모아 다시 슈퍼마켓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슈퍼마켓은 이렇게 모인 폐품을 재활용 업자에게 판매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빈 캔이나 병을 그냥 버리면, 빈병 수거 업자들이 수집해서 빈병 보증금을 받거나 상환 업체에 판매한다. 상환 업체는 다시 이것을 재활용 업체에 팔고 수수료를 받는다. 

뉴욕시 위생청장 캐서린 가르시아는 "유리와 같은 재활용 가능한 다른 재료에는 관심이 없지만 금속 캔이나 플라스틱 병의 재활용을 늘리길 원한다"며 "그래서 빈병 보증금 제도를 더욱 다양한 음료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빈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될 음료 종류를 확대하려는 주 정부 측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이 빚어지고 있다. 빈병 수집 업자들은 이로 인해 더 많은 돈을 벌겠지만, 환경 단체나 음료 회사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컨테이너 재활용 연구소의 프로젝트인 보틀 빌 리소스 가이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병 상환율은 1984년에 40%였고, 1992년에 50% 이상이었다. 그러나 2004년에는 35%라는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미시건 주에서는 2004년에 상환율이 100%였고, 오리건 주 80% 이상, 매사추세츠 70% 이상, 뉴욕 70%, 캘리포니아 60% 수준이었다.

빈병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려는 뉴욕 주의 관심은 환경 보호가 아니다. 상환되지 않은 모든 보증금 빈병에 대해 주 정부는 미청구 보증금 5센트 중 4센트를 얻게 될 것이다. 법이 확장되면 주 정부가 받는 돈이 늘어난다.

 

빈병 수거 업자 '로사'의 사례

36세 여성 로사는 뉴욕 맨해튼의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고급 아파트 건물로 들어갔다. 이 아파트는 월세가 최대 1만 3,500달러(약 1,565만 원)에 달하는 건물이다. 로사가 여기서 하는 일은 캔과 병을 분류해 가져가는 것이다.

캔과 병에는 5센트의 디포짓(빈병 보증금)이 포함돼 있다. 캔과 병을 가져가면 그 돈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다. 빈병과 캔에 디포짓이 있는 국가에는 이렇게 빈병 및 캔을 모아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로사는 한눈도 팔지 않고 오후가 될 때까지 분류 작업에 매달린다.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로사는 트럭을 운전하는 남자를 만난다. 이 남자는 200개의 캔과 병이 들어 있는 비닐봉투 하나 당 10달러(약 1만 1,500원)를 로사에게 준다. 로사가 5시간 동안 일해 버는 돈은 135달러(약 15만 6,500원)다. 

로사는 에콰도르 출신으로 16년 전에 뉴욕으로 왔다. 의류 공장에서 일하던 그녀의 동생 두 명도 지금은 이렇게 빈병 수집하는 일을 한다. 로사는 이렇게 번 돈으로 19살 딸의 학비를 대고 있다.

뉴욕시에서 가장 돈이 많은 지역인 이곳에서는 백만장자들이 고급스러운 옷을 걸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와중에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뉴욕시에서 빈병과 캔을 수집해 빈병 보증금을 버는 사람들의 수는 4,000~8,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퍼이스트사이드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는 재활용률이 매우 높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빈병 보증금 5센트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병과 캔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빈병과 캔을 슈퍼마켓에 가져가 보증금 상환 기계에 넣고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슈퍼마켓에 있는 기계에는 하루 최대 12달러(약 1만 4,000원)까지만 상환된다는 제한이 있다. 그래서 캔과 병을 줍는 사람들은 재활용 센터까지 모은 쓰레기를 운반하거나, 로사의 경우처럼 도시를 돌아다니는 트럭 운전사와 거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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