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연금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 대중교통 노동자들이 파업을 강행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철도·지하철 파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프랑스 경제가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연금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 노동계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2월 5일부터 시작된 총파업은 해를 넘겨서까지 계속되고 있다. 50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하기도 했다.

파리 중심부의 호화로운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는 일반적으로 휴일에 하루 8만 명 정도의 방문객을 맞이한다. 세련되고 화려한 디자이너 옷은 물론 예술작품과 같은 초콜릿 등 다양한 상품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지만 총파업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직원들이 매장 밖까지 나와 무료 쿠키나 커피 등을 권하며 호객 행위를 하지만, 보행자들은 무시하고 지나가기 일쑤다. 올해 수입은 벌써 예년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대도시 외곽 고속도로에서는 트럭이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정체에 시달리며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구매한 상품들의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파업 소식을 접한 해외 관광객이 프랑스를 기피하면서 파리의 레스토랑, 상점, 호텔 등의 수입도 떨어지고 있다.

65만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 책임자 필립 마르티네즈는 "파업은 계속될 것이다. 전국적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즈음부터 시작되는 연말연시 휴일 기간은 프랑스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2018년 12월에는 노란조끼 시위로 이 시기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

브뤼노 르 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파업이 전국적인 것이 아니며, 대중교통에 의존하는 도시에 국한돼 있어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중앙은행은 2020년 성장률을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르메르 장관은 "정부는 시위의 영향을 받은 소기업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파리 중심부의 호화로운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는 일반적으로 휴일에 하루 8만 명 정도의 방문객을 맞이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중소기업연합은 파업으로 80%의 중소기업이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중 절반은 손실을 메꿀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략적인 매출 감소가 30% 정도, 심한 곳에서는 60% 정도다.

지난해 6월 파리 리볼리가에 개장한 부티크 호텔 로이 드 시칠 리볼리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20만 유로(약 2억 6,000만 원)를 벌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약 고객의 절반이 취소하는 바람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호텔 직원 중 몇 명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 지각, 이로 인한 피해도 막심하다.

파리 중심가인 마레 지구의 고급 보석 부티크인 프시케는 보통 매일 1,500~3000유로(약 194~388만 원)를 판매하지만, 파업 이후에는 주중에 벌어들인 돈이 68유로(약 9만 원) 수준이었다. 소유주인 샨탈 클로리에는 "파업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과잉 재고를 판매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종합 선도 지표는 99.48이며, 가계 가처분 소득과 시간당 임금의 연간 성장률은 각각 1.1%와 2.4%다.

프랑스의 1인당 국민 소득은 미화 3만 7,390달러(약 4,327만 원)이며,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은 GDP의 31.3%다.

열차 및 트럭 등이 파업을 하면서 물건 배송이 어려워졌고 창고 및 해상 항구의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물품 운송이 어려워지면서 수입과 수출 부문에도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트럭 운전기사는 한 번 운행을 한 다음 9시간 동안 운전을 중지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데, 교통정체가 길어지면서 트럭 운전기사의 노동 시간이 본의 아니게 연장되게 됐고, 근무 시간이 지났는데도 정체 때문에 운전을 계속 해야 하는 트럭 운전사들은 체포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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