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늦은 대처…전 세계로 여파 확산돼
등록일 : 2019-12-27 15:34 | 최종 승인 : 2019-12-27 15:35
이성재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지구상의 돼지 개체수의 25%를 도축했다(사진=플리커)

[내외경제=이성재] 중국 정부의 전염병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며 앞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나머지 지역에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 관계 당국은 돼지 농가에 바이러스 감염 돼지의 살처분과 돼지 사체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에서는 농가에 관련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고 있어, 농가에서는 지방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기 전까지 자체적으로 꼼꼼하게 처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살처분 돼지에 대한 부분적 보상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발병하자 중국 농무부는 지역 정부에 단 한 마리의 돼지라도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도살하고 농가에는 해당 금액을 보상할 것을 명령했다. 지방 정부는 대형 돼지에 최대 115~170달러를 보상할 수 있게 허가 받았다. 전염병이 돌기 전 마리당 250달러였던 돼지는 현재 60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의 돼지 농가는 정부 보상을 받기 위해 인색한 지역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 농무부에서는 지방 정부에 돼지 가격의 40~80%를 상환해줄 것을 명령했지만, 지방 정부는 돼지 농가에 돼지가 다른 질병이 아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의 돼지 농가는 정부 보상을 받기 위해 인색한 지역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사진=플리커)

이러한 엄격한 요건 때문에, 살처분 속도가 느려지고 있으며 단지 120만 마리의 돼지가 도살됐다. 그리고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중국산 돼지 개체수가 명확하게 추산되고 있지 않지만, 식품 전문가들은 감염된 돼지가 버젓이 식품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돼지 농가, 관계당국에 보고서 제출하지 않고 돼지 도축

펭 웨이타는 기르고 있는 돼지 중 한 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죽었지만 나머지 돼지 모두 전염되기 전에 도축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관계당국에 돼지 감염 여부를 알리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보상 처리를 받는 대신에, 도축한 돼지를 땅에 묻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했다.  입해 둔 보험으로 인해 돼지 가격의 10분의 1만을 보전 받을 수 있었다. 

펭처럼 소규모 축산 농가에서는 죽은 돼지를 은밀하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 정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방 당국에서도 돼지 농가에 필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할 방법이 없다. 펭은 농장 가까운 곳에 돼지 사체를 매장했지만 처리 세부내용을 알리는 것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국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중국 국경 너머로 확산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고 치료가 어렵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세계 5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인 베트남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 9개국에 확산돼 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7년 동안 안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 여파로 인해 2018년 전보다 5배나 높아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돼지를 대량 수입한 것도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됐으며 이로 인해 독일 소시지부터 베트남 돼지고기 미트볼까지 모든 가격이 인상됐다.

전세계 소비자들은 가격 때문에 돼지고기를 멀리하고 있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육류를 찾으면서 소고기와 양고기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 2018년 이후, 세계 생필품 시장에서의 육류 가격은 거의 20% 가량 급등했다. 브라질에서도 수요 증가로 인해 소고기와 닭고기 생산량이 증가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전 중국에서는 4억 4,00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했으며 이는 전세계 돼지 개체수의 거의 절반에 달했지만 전염병 발병 이후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그리고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100% 이상 인상됐다.

중국의 돼지고기 대량 수입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지의 돼지 가격도 인상됐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중국에서 돼지고기 품귀 현상이 급작스럽게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부분적 거래를 승인하고 미국과의 식품 거래를 다시 한번 재개했다.

중국의 돼지 절반 가량은 소규모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집된 농업 지역에 몰려 있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관리하는 일은 가공할만한 정도다. 그리고 중국 관계당국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소규모 양돈업자 수백만 명과 연락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중앙 정부는 현재 전염병을 막기 위해 축산 농가 현대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 수입한 돼지를 일시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구역을 만들고 폐사한 돼지를 태울 수 있는 소각장을 건설하는 등 지역 정부에 명령을 내리고 있다.

돼지고기 폐사와 돼지고기 가격 인상으로 중국의 식습관 선호도가 바뀌었다. 돼지고기 1파운드당 도매가격도 3배에 달했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처음부터 우선순위로 두고 처리한다면 다시는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