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공동경영 유훈 안 지켜"… 동생 조원태 회장에 '선전포고'
률대리인 통한 입장 발표…남매간 상속 다툼 전초전은 엄마 입김 작용?
등록일 : 2019-12-23 17:55 | 최종 승인 : 2019-12-23 17:55
김철수
▲사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제공/연합뉴스DB]

[내외경제=김철수]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향후 한진그룹의 남매간에 불화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며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 한진칼 주요주주 현황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며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진=(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지난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제공/연합뉴스DB]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경영 복귀에 반대한 동생 조원태 회장에 대해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단단히 화가 난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이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삼 남매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엇비슷하게 나눠 가진 만큼 내년 3월 그룹 경영권이 달린 주총을 앞두고 동생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라는 또다른 분석도 있다.  또다른 시각의 일부에선 조 전 부사장이 갑작스레 동생의 경영 방식에 제동을 건 것에 대해 이명희 전 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경영권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비춰졌던 한진 그룹 남매 간의 갈등이 재차 불거지면서 향후 이들 남매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등 최근 세대 교체를 단행하고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가시화하며 조원태 호(號)의 시동을 걸었던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주총 전까지 누나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의 '선제공격'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이날 오후 입장 자료를 내고 "한진그룹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과 고객, 주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과 임직원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것이 곧 고 조양호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자 유훈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며 "최근 그룹이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남매간 갈등이 부각되며 이날 주식시장에서 한진칼은 전 거래일 대비 20.00% 급등한 채 마감했다. 한진(7.89%), 대한항공(4.68%), 진에어(4.11%) 등도 모두 강세를 보였다. 우선주인 한진칼우와 대한항공우는 각각 상한가로 마감했다.  

▲사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공/연합뉴스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