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인기 끄는 견습 제도, 대학 비용 안들이고 화이트칼라로 직행하는 지름길
등록일 : 2019-12-19 13:20 | 최종 승인 : 2019-12-19 13:21
이성재
미국에서 도제식 제도가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내외경제=이성재] 미국에서 도제식 제도가 새로운 일자리 대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대학을 졸업해야 얻을 수 있는 일자리의 새로운 대안 경로로 등극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견습생으로 시간당 20달러를 받는 타일러 홀드너 역시 도제식 제도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빚도 전혀 없다"며, "정규직이 되면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홀드너는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았지만 매년 학자금 대출로 1만 4,000달러를 빌려야 한다는 사실을 안 뒤 이를 거부했다. 대신 세인트루이스의 비영리 단체인 런치코드(LaunchCode)를 통해 코딩법을 익힌 뒤 건강 관리 기업인 센텐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새로운 커리어 경로

다솜 다이애나 최(24) 역시 테크토닉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콜로라도 볼더에 본사가 위치한 테크노닉은 자사의 제품 및 고객들과 함께 일하도록 코더를 훈련시키는 소프트웨어 개발 그룹이다. 

홀드너와 마찬가지로 최씨 역시 한 학기만 다닌 후 샌디에이고대학을 중퇴했다. 졸업 때까지 쌓이고 쌓일 빚에 대한 걱정과 함께, 이렇게 대학을 힘들게 마쳤더라도 일자리가 없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던 것이다. 현재는 테크토닉의 3개월 과정을 이수한 후 회사 고객 중 한 곳의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다.

테크토닉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헤더 테렌지오는 견습 과정이 현지 인재를 찾는 비용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르메니아에서 개발자들을 고용했지만 의사소통에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후 견습 제도로 정책을 바꿨다. 

캘리포니아는 로스쿨에 가지 않고도 변호사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일부 주 가운데 하나다(사진=셔터스톡)

2016년 노동부에 등록한 이후로 현재까지 수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 85%가 테크토닉이나 자사의 고객들에 채용됐다.

NYT는 이같은 현상과 관련해,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드는 비용이 갈수록 비싸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학사 이상 학위를 받아야 하는 직업을 위한 대안 경로로 새로운 종류의 도제식 제도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변호사 견습생 프로그램

캘리포니아는 로스쿨에 가지 않고도 변호사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일부 주 가운데 하나다. 바로 법률 견습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이는 저소득층의 라틴 및 흑인계 여성들이 경험 많은 변호사 밑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변호사가 되도록 장려한다. 

캔터키주 역시 젊은이들이 경험많은 사회복지사들과 일한 뒤 주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며, 시카고의 경우 인사부 관리자 및 보험 중개인이 되려는 현지 대학생들에게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도제식 제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대학 부채를 탕감해 주거나 대학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교실 강의와 실무 훈련을 결합한 견습 모델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한 예로 독일의 경우 청소년의 절반 가량이 견습에 참여토록 하고 있으며, 영국 역시 그 자격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게 널리 받아들여진 편은 아니였다.

 

 

미국 내 수 백만 명의 견습생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견습생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구는 약 100만 명으로, 반면 대학에 등록한 수는 2,000만 명 가량이다.

견습생 수는 2013년 37만 5,000명에서 올해 63만 3,625명으로 약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모든 프로그램이 다 등록된 것은 아니며, 일부 주의 경우 기업이 커리큘럼 개발 및 세금 공제 개발에 정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재향 군인이라면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의 혜택으로 도제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견습 제도는 배관이나 전기 공사 같은 숙련된 직업 분야에서 종종 채택되지만, 지난 2년간 사이버 보안이나 금융 서비스, 정보 기술, 의료 등과 같은 화이트 칼라 직업에서도 7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이같은 증가는 정치인들의 초당적 합의로 인한 결과다. 이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마찬가지로 이전 리얼리티 tv 쇼 '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도제 제도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견습생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구는 약 100만 명이다(사진=셔터스톡)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6월, 1937년부터 시행된 노동부의 프로그램 대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산업계가 자체적으로 견습 제도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업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더 많은 혼란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의회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견습 제도가 미국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고용주들이 투자한 비용을 제때 회수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육시켜 놓은 뒤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 일부 대기업들은 견습 제도를 환영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한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경우 지난 2017년 500명의 재향군인과 군인 배우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 및 기술 지원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CVS 역시 2015년부터 8,000명의 견습생을 약국 기술자와 물류 기술자 및 매장 관리자들로 키웠다.

 

 

견습생 규모

포브스에 따르면 훈련 프로그램을 마친 견습생의 87%가 이후 정식 채용된다. 이들의 평균 초봉은 5만 달러로, 평생동안 동료들보다 30만 달러나 더 버는 수치다.
 
또한 내년에는 중간급의 숙련 노동자들의 잠재적 부족치가 1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주들이 견습 기간에 지출한 1달러당 투자 수익은 높은 생산성과 폐기물 감소, 혁신을 통해 1.47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