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60만 명의 선원들 가운데 40만 명이 필리핀인이다(사진=셔터스톡)

'볼리타스'라고 불리는 일종의 음경보형물은 장기간 바다로 나가야하는 필리핀 남성들에게 필수적이다.

작음 금속 베어링처럼 생겼는데,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러야하는 현지 남성들에게는 일종의 관행처럼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물건에 의지에 오랫동안 바다에 나가 돌아온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들의 바다 생활과 이후의 삶에 대해 조명했다.

전 세계 선원의 1/3, 필리핀 출신

신문에 따르면 전 세계 160만 명의 선원들 가운데 40만 명이 필리핀인들이다. 이같은 압도적인 규모는 지난 1980년대 고용 기관들이 국제 해운업체들에 필리핀 선원들을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확대됐다.

약 40년에 이르른 지금, 필리핀 선원들은 화물선이라는 험난한 일에도 많은 보수를 집으로 가져오며 젊어서의 고생을 자처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이 고향으로 보낸 액수는 약 60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반복적이고 고된 육체 노동에 더해 작업이 끝난 후의 지루함은 시대가 지났어도 여전하다.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

27세의 준 러셀 레우니르 역시 한때 고생과 높은 보수를 위해 바다를 택했다.

그는 "첫 항해에서 팔이 아플때까지 무려 12시간이나 화물선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작업에 파묻혀야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항해 중 3번이나 눈물을 흘렸다는 것.

레우니르는 "선원이 되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꿈이었지만, 이는 해적질이 심한 아덴만에서 생존하고 북해의 폭풍을 견디면서 사랑하는 사람과도 몇 달간 떨어져있어야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7년만 이처럼 고생한 뒤, 이후엔 고향으로 돌아가 땅을 산 후 그 곳에서 염소와 돼지를 기르며 살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UBC 키프로스 화물선의 요리사이자 레우니르의 동료인 제이슨 구아니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는 "몬테네그로에서 중국으로 철반석을 운반하던 2달간의 항해 기간 동안 멀리 보이는 섬들만을 볼 수 있었다"며 "바다가 아닌 다른 것들을 보기위해 쌍안경을 들고 다리근처로 달려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남성들은 많은 돈을 벌어 고향에서 더 나은 삶을 누리려 바다로 나간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한편, 화물선의 선장인 로드리고 소유소는 과거 상업용 어선에서 견습생으로 일했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무려 30명의 남성들이 일주일에 한 번만 목욕을 할 수 있었다. 잠도 갚판에서 자야했다"며 "바다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발목은 통풍구에 묶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에도 열악하고 낡았던 예인선을 비롯해 악취가 가득했던 가축 운반선, 유람선 선원 등으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으며 마침내 선장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선장으로서의 자신의 임무가 해양규정을 준수하고 해상에서의 충돌을 방지하며, 한랭전선과 장마풍을 감시하는 것"이라며 "부패한 세관원은 피하려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수입 담배를 뇌물로 바쳐야한다"라고 말했다.

바다에서의 삶과 이후의 여유로움

이들이 이처럼 생고생을 해가며 바다로 나가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많은 돈을 벌어 고향에서 더 나은 삶을 누리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꿈은 현재로서는 현실이다.

레우니르와 구아니오, 아바드, 소요소는 모두 어부나 목수, 농부인 부모님들을 모시고 있다.

일단 배에 장교가 되려면 대학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농가에서 가축을 키우거나 혹은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며 학비를 대야한다. 이처럼 일해 바다로 나가면 보통 취업해서 100달러 월급보다 10배나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바다에서 몇 년을 보낸후 집으로 돌아오면, 삶은 한층 더 나아진다. 대나무 오두막 집들이 즐비한 곳에서 높은 콘크리트 주택을 짓고, 부모님과 형제자매, 조카까지도 학교에 보내며 생계를 충당할 수 있는 것. 결혼 역시 수십 명으로부터 제안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희망은 선원들이 배안에서 고된 업무와 지루한 일상을 견디는 힘이다. 함께 식사를 하고 뒷 갑판에서 농구를 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인터넷, 바다의 외로움 해결사

사실 바다라는 곳은 꽤 위험한 곳이다. 특히 작업장이 될때는 더 그렇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사건사고로 인해 수 천척 이상의 선박들이 소실됐으며, 여러 장비들 역시 때로는 위험한 도구로 변한다.

밧줄이 갑자기 머리를 찢을 정도로 끊어지거나 혹은 떨어지는 창살에 손가락이 잘릴 수 도 있다.

혹은 배가 균형을 잃어 측면으로 쏠리면 파이프에 부딪혀 부상을 입을 수 있으며, 위험할 경우 바다로 쓸려내려갈 수도 있다. 감전이나 화상, 맹장염 등도 언제 어디서든 발생가능하다. 

이같은 요소는 모두 선원들의 육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위협한다.

특히 바다에 외로이 떠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립감은 극에 달한다. 이같은 정신적 고립은 선원들이 직면해야하는 가장 큰 문제로, 자칫 우울증에도 빠질 수 있어 염려된다. 자살 역시 남일이 아니다.

다행인 점은 기술의 힘은 이들의 외로움도 바꿔놓고 있다는 것으로, 인터넷은 바다에서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배에 있는 동안 오직 50MB만 다운로드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이들에게는 축복이다.

인터넷은 바다에서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주요 수단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전 세계 선원 규모 통계

유럽해양안전청(EMSA)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유럽연합(EU)에서 공식 인증받은 선장 및 갑판 직원은 모두 20만 2190명에 달했다. 같은해 EU에서 인정받은 EU 외부 출신 규모는 8만 7810명이었다.

EU에서 인증된 인력 규모가 가장 많은 5개국은 영국과 폴란드, 그리스, 이탈리아, 노르웨이로, 각각 3만 833명, 2만 138명, 1만 8936명, 1만 5154명, 1만 4696명이다.

그외 다른 EU국가들로부터 인증받은 상위 5개국은 폴란드 9260명, 루마니아 5227명, 그리스 3893명, 영국 3689명, 크로아티아 3463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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