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화려한 피트니스 클럽 속…열악한 개인 트레이너들의 실상
등록일 : 2019-12-18 13:25 | 최종 승인 : 2019-12-18 13:26
이성재
럭셔리 피트니스 클럽에서 일하는 트레이너들의 노동 조건이 보이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내외경제=이성재] 고급의 럭셔리 피트니스 클럽에서 일하는 개인 트레이너들의 노동 조건이 보이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뉴욕 맨해튼의 그리니치 애비뉴에 소재한 5층짜리 럭셔리 피트니스 클럽 에퀴녹스 피트니스를 들어, 이 곳의 개인 트레이너들의 실상을 파헤쳤다. 

이 건물에는 주스바를 비롯한 복싱 스튜디오, 유칼립투스 스팀 룸 및 풀장이 있다. 그러나 트레이너들은 철사 틀로 제작된 2단 침대에서 낮잠을 자는 식으로 휴식을 취한다. 게다가 얇디 얇은 매트리스를 지지하기 위해 수건을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퀴녹스는 지난 1990년대 설립된 이래로, 진보적인 문화를 갖춘 고급 브랜드로 묘사되면서 미국 내 최고의 피트니스 클럽 체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브랜드 역시 환경 지속가능성을 비롯한 전문적인 성장, 지역 사회 건설을 모토로 삼고있다.

개인 트레이너들의 열악한 복지

신문은 그동안의 법원 기록과 인권 변호사, 전 관리자 및 30명에 달하는 이전 트레이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퀴녹스에서 개인 트레이너로 일한다는 것은 결코 매력적이거나 화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보 트레이너들의 경우 매우 힘든 스케줄을 유지해야 한다. 일부는 70~80시간을 일하기도 한다. 게다가 고객 유치나 수업 전 대기 시간, 일정 계획 및 교육 세션 진행 등에 보내는 시간은은 무급으로 간주된다. 

에퀴녹스에 입사하는 트레이너들은 고용과 동시에 '램핑'이라는 과정을 거친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클럽 안에 비치된 트레이너 침대 역시 그리니치 애비뉴점만 수면용으로 쓰일 뿐 다른 지역의 경우 자동차나 요가 매트, 심지어 테이블에서 머리를 얹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까다로운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트레이너가 들어오더라도 몇 개월 후에는 퇴사하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장시간의 근무에 낮은 임금으로는 뉴욕 생활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램핑 과정

에퀴녹스에 입사하는 트레이너들은 고용과 동시에 '램핑'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매주 15~20시간씩 클럽 바닥에 놓인 장비들을 실어나르고 교육 시간을 위해 개인 여분의 시간을 할애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임금이 높은 것도 아니다. 최저 임금을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이다. 게다가 교대 시간 동안에는 운동 중인 에퀴녹스 회원들에게 서비스 마케팅도 해야 한다.

이후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트레이너들의 최저 임금은 신입일 경우 시간당 26달러, 숙련자일 경우 세션 당 62달러까지 받는 훈련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충분한 고객 수가 유지되는 트레이너들의 경우 코칭 멤버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상여금 제도까지 합치면 최고 수준의 트레이너들은 6자리 숫자가 찍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트레이너들의 불행한 삶

문제는 많은 신입 트레이너들이 충분한 고객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클럽에서 더 긴 장시간의 무급 노동을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전 로스앤젤레스점에서 근무했던 한 트레이너는 램핑 기간 중 전기 요금을 지불할 여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5개월 후에는 퇴사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2014~2015년 그리니치 애비뉴점에서 일했던 에릭 한나도 때로는 일주일에 고작 200달러를 버는 일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올해 8월까지 북부 캘리포니아점에서 근무한 오마르 카롭은 체육관 내 트레이너 일뿐 아니라 도어대시의 택배 기사로도 일하며 투 잡을 뛰었다고 말했다.

2년 전 거의 10년 만에 그리니치 애비뉴점을 떠난 즈데넥 주르는 8만~9만 달러를 버는 트레이너들도 있긴 했지만, 이 수는 매우 적으며 그만큼 벌기 위해서는 슈퍼맨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에퀴녹스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감독하는 조 마타라조 부사장은, 회사가 체육관에서 잠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으며 트레이너들이 시간외 근무를 하도록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트레이너의 세션 당 임금은 고객과 함께 운동 준비를 하는데 추가로 소요되는 시간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리니치 애비뉴점의 경우 시설 보수공사의 일환으로 휴게실을 새로 마련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연간 이직률 50%에 달해

다만 마타라조는 1000명이 넘는 개인 트레이너의 연간 이직률이 50%에 달한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의 10~15%에 이르는 신입 트레이너들의 이직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사실 이 같은 이직률은 트레이너 강사들의 집단 소송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10년간 에퀴녹스 및 다른 주요 피트니스 클럽 체인들의 트레이너들이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던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객과의 일대일 세션이 클럽에 주요한 수익원을 제공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2013년 미국운동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개인 트레이너들의 절반 가량만 건강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강을 책임지는 이들이 정작 자신의 건강 관리 권리에 대해서는 무시를 당해온 것이다.

 

 

피트니스 트레이너 및 에어로빅 강사 고용 및 임금 통계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미 캘리포니아의 경우 총 3만 8340여개로 가장 많은 수의 피트니스 트레이너와 에어로빅 강사를 고용했다. 그 다음은 뉴욕으로, 2만 4,160건이다. 이어 텍사스 1만 9,450건, 일리노이 1만 6,430건, 플로리다 1만 6,120건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뉴욕이 5만 9,520달러의 연간 평균 임금 및 시간 당 28.62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어 캘리포니아가 시간당 5만 1,580만 달러의 평균 임금 및 시간 당 24.80달러, 일리노이가 4만 6,670달러 및 22.44달러, 플로리다가 4만 790달러 및 19.61달러, 텍사스가 3만 8,650달러 및 18.58달러를 각각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