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푸드스탬프' 자격요건 강화...수십만 명 혜택 줄어들 듯
김성한 기자
기사승인 : 2019-12-17 13:57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지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인 '푸드스탬프'의 지원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출처=플리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지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인 '푸드스탬프'의 지원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정부가 선의를 위한 강력한 힘이 될 수는 있지만, 정부에 대한 의존성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다. 도움의 손길을 주되 무한정으로 주지는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퍼듀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의 노동요건을 엄격히 집행하는 규정을 승인한 후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방침으로 거의 70만 명의 수혜자가 지원 제도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농무부가 처음 제안한 이 규정은 각 주정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자녀가 없는 건강한 성인에 대한 노동요건을 엄격히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농무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제가 좋아졌으며, 실직했더라도 여력이 남아있는 건강한 성인에 대한 정부 지원은 더이상 강력한 고용시장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푸드스탬프 예산안은 55억 달러(6조 4,080억 5,000만 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건강한 성인, 푸드스탬프 받으려면 주당 20시간 일해야

기존의 노동요건에 따르면 피부양자가 없는 신체 건강한 성인의 경우 푸드스탬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3년 내 최소 1주일 20시간씩 3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 다만 실업률이 높은 주에서는 자격요건을 면제할 수 있는 신청 자격이 부여되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거나 24개월의 평균 실업률이 전국 평균치보다 적어도 20% 높은 지역만 해당된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는 면제를 받으려면 해당 지역의 평균 24개월 실업률이 국가 평균보다 20% 이상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 6% 이상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 빈곤 퇴치 운동가들은 행정부가 실업률에 대한 초점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산및정책우선순위센터 식량지원정책 스테이시 딘 부소장은 전체 실업률은 실제로 전체 노동시장의 척도일 뿐이지 고등학교를 마치지도 못하고 교통수단도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의 실업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실업률이 높은 주는 경기 침체기 동안 면제를 받을 자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마르시아 퍼지 하원 영양분과의원회 소장 역시 농무부가 고군분투하는 미국인들을 게으르고 자격이 없는 이들로 못 박고 있다고 비판했다.

면제를 받으려면 지역 내 평균 24개월 실업률이 국가 평균보다 20% 이상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6% 이상이어야 한다(출처=플리커)

새로운 규정, 힘들게 사는 이에게는 큰 부담

빈곤 퇴치 운동가들은 이 요건이 노숙자나 교통 문제를 겪는 사람들, 특히 일주일에 20시간씩 꾸준히 일하지 못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규정은 푸드스탬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농무부가 마련한 3가지 이니셔티브 중 그 첫 번째로, 많은 이가 비판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려 14만 개가 넘는 공개 의견이 올라왔으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에 더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는 와중에 정부가 취약한 이들을 굶주림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맹공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잔인성과 위선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는 또한 기존 빈곤 수준의 최대 200%에 달하는 소득을 가진 가구(4인 가족 기준 5만 달러)에도 제공했던 푸드스탬프 지원 관행과 2,250달러(262만 원) 이상의 자산 혹은 장애인 가족이 있는 3,500달러(408만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가구의 지원 규정 역시 삭제했다. 

변경으로 인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지원 자격을 박탈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100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더이상 무료 혹은 할인가로 학교 급식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이 제안 역시 7만 5,000여 건의 의견을 받았으며 마찬가지로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제안된 자격요건의 조정으로 인해 5가구 중 한 가정이 푸드스탬프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향후 5년간 45억 달러(5조 2,429억 5,000만 원)가 삭감될 방침으로, 9만 여 개가 넘는 의견을 받았다. 

 

 

푸드스탬프 통계

미 식품영양서비스의 자료에 따르면, 1969년 푸드스탬프 프로그램의 수혜자는 287만 8,000명이었다가 지난해 3,981만 1,000명으로 급증했다. 지원 규모 역시 1969년 2억 2,800만 달러(2,656억 4,280만 원)였다 지난해 604억 779만 달러(70조 3,811억 1,613만 원)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