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탈리아 바리의 전통 파스타 제조자들 유럽연합 규정 위반으로 벌금형
등록일 : 2019-12-17 13:45 | 최종 승인 : 2019-12-17 13:45
김성한
이탈리아의 해안 도시 바리는 '오레키에테'라는 파스타로 유명하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내외경제=김성한 ]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바리는 '오레키에테'라는 파스타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나이 든 할머니들이 오레키에테를 수제로 만들어왔다. 올해 현지 경찰은 제조자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은 오레키에테를 단속해 문제가 되고 있다. 

파스타 제조, 어린 나이에 배우는 기술

61세의 눈치아 카푸토와 88세의 노모 프란카 피오레는 어린 소녀일 때부터 파스타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서였다. 카푸토의 할머니 또한 6살 때부터 오레키에테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오레키에테는 이탈리아의 해안 도시 바리에서 유명한 파스타다. 이곳에서 수제 오레키에테를 만드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바리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크루즈를 타고 바리로 와서 수제 오레키에테를 구입한다.

 

 

올드 바리의 레스토랑, 불법적인 루트로 파스타를 구매하다

이 지역에는 오래된 구역인 올드 바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하면서 2019년에는 오레키에테 단속이 시작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이곳의 레스토랑을 조사해 제조자가 명확하지 않은, 즉 제조자 추적이 불가능한 오레키에테를 사용하는 곳을 유럽연합 규정 위반으로 벌금형에 처했다. 어떤 식당 주인은 3kg에 달하는 양의 파스타를 버려야 했다.

경찰의 습격을 받은 한 식당의 주인인 디에고 데 메오는 경찰로부터 단속을 당한 다음 주변 식당 중 오레키에테를 불법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곳에 경고했다. 그는 벌금이 식당 운영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 지역에서 파스타를 만드는 나이 든 아주머니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드 바리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하면서 2019년에는 오레키에테 단속이 시작되기도 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이 소식이 퍼지면서 현지의 파스타 제조자들 또한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파스타를 개인 소비용으로 작은 비닐봉지에 넣어 파는 것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았지만, 거대한 용량의 파스타를 만들어 라벨을 부착하지 않은 채 레스토랑에 납품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파스타 제조자들이 벌 수 있는 돈은 많지 않다.

주민들은 이런 규제로 인해 파스타 제조자들이 아예 장사를 그만둔다면 바리에 관광 수입을 가져오던 파스타 제조업이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 지역의 시장 안토니오 데카로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64세인 파스타 제조자 안젤라 라스텔라는 집에서 직접 만든 오레키에테를 나무 쟁반에 담아 집 밖에 둔다. 그는 오레키에테 불법 거래와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파스타 제조자들이 함께 모여 합법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방안이 없느냐는 질문에 라스텔라는 "누가 나서서 협동조합을 만들겠느냐"고 한탄했다.

올드 바리에서는 오랫동안 범죄와 불법 거래가 문제가 됐으며, 데카로는 범죄에 연루된 식품 공급 업체와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항구의 물로 헹군 조개류의 판매를 금지하면서 경찰 보디가드와 함께 움직여야 할 정도로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는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파는 나이 든 여성 중 일부가 몬테네그로에서 밀수된 담배를 함께 팔기도 했다. 시장으로서 이 마을의 파스타 제조업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을 자유무역지대로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제조업자들이 몇 킬로 정도의 오레키에테를 만들어 파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주민이 이런 규제가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드 바리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범죄와 불법 거래가 문제가 됐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EU의 파스타 생산량

유럽연합 파스타제품제조업체조직연합(UNAFPA)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6년에는 EU에서 360만 톤의 파스타가 생산됐는데, 그 양이 2015년에는 500만 톤으로 증가했다.

EU 내 파스타 생산량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가 이탈리아다. 뒤를 이어 ▲독일 7% ▲스페인 6% ▲프랑스 5% ▲그리스 4% ▲포르투갈과 벨기에가 각각 2% ▲영국, 오스트리아, 체코가 각각 1% 수준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수제 오레키에테 파스타 판매를 합법화해 여성 파스타 제조업자들의 경제 상태를 향상하고자 한다. 이미 나이 많은 노인들이며, 따라서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국은 이들이 농산물 조달에 관한 EU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