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경제TV=김선영 기자]최근 SK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서 고위 임원 모친상에 직원들을 대동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는 고위 임원의 모친 장례식의 부하 직원들을 업무의 연장선상에 동원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서울 A병원에서 진행된 B기업문화담당(부사장) 모친상에 임원급을 제외한 28명에 직원들이 전원 동원됐다.  

해당 팀은 기업문화팀. 이는 SK하이닉스 내부의 인사를 담당하는 곳이며, B부사장은 SK하이닉스 모든 사업장의 인사를 총괄하는 고위 임원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회사 측은 시간표를 짜 아침9시부터 12시까지 시간대별로 직원들을 배치해 동선 안내, 화환 배치, 부의금‧방명록 접수, 신발 정리 등을 시켰고 상조업체에서도 최소한의 인원만 파견됐다"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차출에 앞서 직원들에게는 분장과 시간대 직원 이름을 적은 표를 이메일로 공지하고 '회사 업무로 바쁘시겠지만 가능한 배정(시간)보다 앞서 도착해 원활히 지원이 이뤄지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명시한 글귀도 발견됐다.

직원 총 출동 왜?

일부 직원들은 회사 업무시간, 토요일발인 전날에도 장례식장을 찾아 운구를 돕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 통상적으로 업무 중에 조문을 가면 경조출장을 신청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회사 측에서 국내출장을 지시했다는 점에 재계 관계자들의 손가락질이 이어진다.

특히 장례식에 동원된 직원들이 이천 본사에서 장례식이 치러진 서울 A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톨게이트 비용, 병원 주차장 비용 등을 전액이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과 관련해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움직임이 마치 '공식 업무'처럼 이뤄진 것이다.

불만 가진 직원들에 사측 반응은?

장례식 이후 문제가 더 확대됐다. 당시 차출됐던 직원들이 불만을 품은 글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사용했다.

이 직원 자신의 생각을 게시했는데, 이를 알게 된 사측이 "색출하겠다"고 밝힌 것.

실제로 지난 7일 기업문화팀의 한 팀장은 아침 회의에서 직원들을 불러서 "블라인드 IP 주소 추적이 가능하다. 해당 사항에 대해 글을 쓴 사람을 찾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의 고생이 블라인드 앱에 표출될 수도 있는데 이를 놓고 사측은 게시글을 올린 당사자를 찾겠다고 나서는 모양새를 보니,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상황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수평적인 조직문화 만들기에 반한다"면서 "지난 7월에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에도 위배될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해당 법안에는 ▲직장에서의 지위·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행위도 처벌 가능한 범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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