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은행, 치매 노인에게 원금 100% 손실 위험 금융상품 판매 '논란'
금감원 “손실 80% 배상하라”…역대 최고
등록일 : 2019-12-06 18:09 | 최종 승인 : 2019-12-09 15:12
김선영 기자

[내외경제=김선영 기자]  

[내외경제TV=김선영 기자]원금 손실로 물의를 빚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에 금융당국에서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과 같은 결정의 배상 비율 80%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은행 본점 차원의 과도한 영업, 내부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진 점이 최초로 배상 비율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내부기강과 영업실태에 논란이 일고 있다.

공격투자형 상품 권유

치매를 앓고 있는 79세 노인 A씨가 우리은행에 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원금 100% 손실 위험이 있는 파생결합펀드(DLF)에 가입하게 됐다.  

이와 관련, DLF는 '공격투자형'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이 A씨의 투자 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마음대로 바꾼 뒤 아무 설명도 없이 '위험등급 초과 가입 확인서'에 서명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목에서 우리은행 직원은 '은행 직원 멋대로 투자성향 조작' 지적을 받고 있으며, 아울러 설명 없이 '위험등급 초과 가입 확인서'에 서명하게 한 점도 비판도 거세다.

A씨는 귀도 잘 들리지 않으며, 초고위험 상품 가입 여부를 판단할 만큼의 의사 능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투자 경험도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원금손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가입한 A씨는 1억 1000만원을 넣었다가 2300만원(21%)가량을 잃었다.  

금융당국 회초리 

이에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에 A씨 손실액의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지난 5일 해외금리 연계 DLF로 손실을 입은 6건의 사례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이와 같은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분조위에 회부된 6건은 분쟁조정이 신청된 276건을 유형별로 나눴을 때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 것들이다. 

나머지 사례들은 이들 6가지 사례에서 나타난 배상 기준에 따라 판매 금융사와 투자자 간 자율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자율조정안을 거부하는 투자자는 분쟁조정을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이날 분조위는 부의된 총 6건(우리·하나은행이 DLF 각각 3건) 모두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판단했다.

우리은행 불완전판매 관련 배상비율은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환자 80% 배상 ▲투자경험 없는 60대 주부에게 '손실확률 0%' 강조 75% 배상 ▲손실배수 등 위험성 설명없이 안전성만 강조 40% 배상이었다. 

이중 하나은행은 ▲예금상품 요청 고객에 기초자산인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를 잘못 설명해 65% 배상 ▲CMS를 잘못 이해한 것을 알고도 설명없이 판매 55% 배상 ▲'투자손실 감내 수준' 확인없이 초고위험상품 권유 40% 배상으로 결정됐다.

특히 금감원은 DLF 가입이 결정되면 은행 직원이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한 것은 불완전판매 중 적합성 원칙 위반으로 봤다.

또한 초고위험상품인 DLF를 권유하면서 ''손실확률 0%', '안전한 상품' 등 표현만 언급한 점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금감원은 '원금전액 손실 가능성' 등 투자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설명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DLF피해자대책위원회 '분노'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환자에게 적용된 80% 배상비율은 역대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기존에는 이론적인 마지노선이 70%로 집계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에 기본배상비율 30%를 적용하고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책임(20%)과 고위험상품 특성(5%)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상품의 출시·판매 과정 전반에 걸친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영업점 직원의 대규모 불완전판매를 초래해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점을 처음으로 배상 비율에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분쟁조정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DLF피해자대책위원회 측은 "분조위 결정 사례를 들여다보면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책임'을 20%밖에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실망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은행 직원의 과도한 영업 욕심과 고객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의 직원 교육, 사내 분위기가 비판을 받을만 하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우리은행 직원은 난청을 가지고 치매를 앓고 있는 고객을 배려하지 못할망정 상품을 거짓으로 포장해 이를 판매하면서 자신의 실적에 눈이 먼 행보를 보여줬다. 따라서 우리은행 경영진은 이번 사건으로 내부기강을 다시잡고 철저한 교육과 고객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