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최소 30명의 아이티 시민이 시위 도중 사망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이 나라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아이티 남부 해안 도시에 살고 있는 스태민 몰리에르는 말했다. "여기에는 더 이상의 삶이 없다" 몰리에르는 아이티에서 구원이나 행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만연한 부패와 경제적 고난으로 인해 시위가 지속되자 기본 생필품의 가격이 치솟았고 공공 서비스가 붕괴됐으며 그 결과 아이티는 무법지대가 됐다. 지난 몇 주 동안 일어났던 시위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15명은 경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모이즈 행정부

정부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을 몰아내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격렬한 시위가 촉발됐고 나라 전역에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도로는 통행이 불가능하고 국가 긴급사태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아이티는 정치 및 경제 문제로 악의 순환에 빠졌지만 수많은 아이티 시민들은 전에 경험했던 어떤 일보다 현재의 위기가 더 참담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티는 현재 서반구 최빈국으로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세인트 크로익스 병원

아이티의 위기는 레오간 시에 위치한 세인트 크로익스 병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병원은 현재 중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산소량이 모자라 남은 산소를 어느 환자에게 제공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40개의 산소 탱크 물자 공급이 취소되자 병원과 환자 모두 절망에 빠졌다. 최근 며칠 새 환자 한 명은 치료제 부족으로 사망했다.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교통수단은 운행을 중단했다. 병원들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완전히 폐쇄했다. 2019년 9월 초부터 학교가 문을 닫자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집에서 하릴없이 빈둥거려야 했다. 해고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만성 빈곤과 기아 상태를 악화시키고 도처에는 불확실성만 도사리게 됐다. 아이티를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민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다음 끼니 걱정을 하고 있다.

 

현재 아이티에서 대중교통수단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의류공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알렉시스 프리츠너는 하루 일당 4달러를 받으며 매일 10마일을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프리츠너는 한 달 이상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이지만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계속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티가 항상 이 같은 상황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티는 한때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이었다. 냉전 시대 당시, 미국은 프랑수아 뒤발리에와 그의 아들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권위주의 및 반공산주의 체제를 지지했다.

1994년, 클린턴 정부는 아이티에 미군을 파병해 대통령 자리에서 축출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가 다시 권력을 되찾게 도움을 줬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후, 아리스티드는 미국의 극심한 압력을 못 이겨 다시 축출됐다.

현재 시위대는 모이즈 행정부를 지속해서 지원하는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티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과정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이티의 사태는 무시하고 있다.

아이티의 현재 위기는 기업가였던 모이즈가 2017년 2월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폭력 시위와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의 산물이다.

모이즈 행정부가 국가 개발 프로젝트 자금이었던 수십억 달러를 횡령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고 이것이 시위의 발단이었다. 더구나 야당 대표들도 대중의 분노를 이용해 모이즈를 축출하려고 하는 것도 사회 혼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2019년 9월 초,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고 아이티의 수도인 포르토 프랭스와 여러 도시들은 정체 상태가 됐다. 이에 모이즈 대통령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사임할 생각이 없으며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위원회를 조직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티 시민들은 아이티가 더 이상 악화 일로를 걷지 않게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아이티 극빈층의 비율

2012년 기준 아이티 인구 중 23.5%가 빈곤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세계 인구 중 극빈층의 비율은 12.47%였지만 내년에는 10.67%로 줄어들고 2030년에 이르면 4.2%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아이티 시민들은 현재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모이즈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고 과도 정보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만이 현재로서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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