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는 농업 생산 감소, 사회 불안,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식량 원조를 필요로 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아이티 인구 3명 중 1명이 심각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고 UN의 세계식량계획(WFP)이 경고했다. 아이티는 농업 생산 감소, 사회 불안,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근에 처한 아이티

UN WFP의 식량 지원국은 아이티가 현재 기근과 마찬가지인 상황에 처해 있으며 지난 12월 이후 아이티 농촌 지역의 식량 불안이 이미 15%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주민 1,100만 명 중 거의 37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 이 소식을 WFP의 대변인인 에르브 베르호셀이 전했다.

그중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식량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이는 기근의 바로 직전 단계로, 이 사람들은 매일 먹을 음식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UN 세계식량계획의 식량 지원국은 아이티가 현재 기근과 마찬가지인 상황에 처해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아이티 반정부 시위

야후 뉴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광범위한 시위가 발생하면서 아이티가 마비됐다. 부패, 빈곤 등에 시달리는 수천, 수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시위는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촉발됐다. 시민들은 인플레이션과 안전한 식수 부족, 환경 파괴, 식량 부족 등을 견디다 못해 시위를 시작했고 고속도로를 막거나 화재를 지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폭력적인 시위가 계속되면서 관공서나 기업, 학교가 문을 닫게 됐다. 시위대는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티의 경제 학자 에처 에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는 이미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UN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인해 아이티에서 이미 4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베르호셀은 아이티의 상황으로 인해 식량을 원조하려는 노력에도 큰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WFP는 아이티의 학교에서 급식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시위로 인해 대부분의 음식 배달이 연기됐다. 현금 기반 운송을 통한 식량 배부도 연기됐다.

베르호셀은 "즉각적인 지원 없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0년에 식량 지원이 필요한 아이티 인구수가 4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후 뉴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광범위한 시위가 발생하면서 아이티가 마비됐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식량난의 단계

식량 불안이란 식량 부족이나 식량 섭취 중단 등의 상태를 말하며, 식량 안보 통합 단계 분류에 따라 5가지로 분류된다. 1단계는 최소 혹은 없음 단계, 2단계는 약간의 어려움, 3단계는 위기, 4단계는 비상사태, 5단계는 기근 혹은 재난이다. 이 단계에 따라 구호 단체가 어떤 개입을 해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아이티의 시테 솔레이와 북서부 지방이 현재 식량 불안 4단계로 선언된 두 구역이다. 또 100만 명 이상이 현재 동일한 단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에도 식량 불안을 겪는 사람들이 85만 명이나 된다.

아이티 전체 인구의 33.8%(3,537,000)가 최소 1단계, 31.0%(3,240,000)가 최소 2단계, 25.1%(2,627,000)가 3단계, 10%(1,046,000)가 4단계에 처해 있다.

이 분석은 CNSA(National Coordination of Food Security)의 도움을 받아 19개의 국제적인 파트너들이 참여해 수행한 것이다. 이들은 생계 변화, 식량 소비 수준, 사망률 및 영양 상태를 포함한 국제 표준의 조합을 분석해 단계를 정한다. 이때 고려되는 일부 요인으로는 식품에 대한 접근성, 가용성, 위험, 취약성, 활용 및 안정성 등이다.

 

영양 부족

기아 퇴치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이끌고 있는 UN의 전문기관인 식량농업기구는 아이티의 영양 부족 유병률의 3년 평균치를 발표했다. 2010~2012년 동안 영양 부족으로 인한 유병률은 49.5%였다. 2012~2014년 동안에는 49.6%로 약간 증가했다. 2014~2016년에는 48.9%였지만 2015~2017년에는 다시 49%가 됐다. 2016~2018년에는 49.3%였다.

세계은행은 또한 아이티에서는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루 2.41달러(약 2,800원) 미만의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250만 명의 아이티 인들이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데, 이들은 하루에 1.23달러(약 1,450원)로 생활한다.

아이티는 여전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수의 국가 중 하나다. 일부 인도주의 단체는 이미 아이티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가장 빈곤하고 식량이 부족한 지역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CNSA는 경제 위기가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이티 현지에서 현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생계 개발 및 재건, 영양 및 식량 안보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만들어 아이티의 미래 위기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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