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및 소수 인종은 주택을 알아볼 때도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차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셔터스톡)

흑인과 소수 민족에 대한 인종 차별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논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부당한 대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종 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여겨지는 교외 지역 가운데 하나인 롱아일랜드의 경우, 흑인과 소수 인종이 집을 구할 때 부동산업자에게 차별 받을 확률은 40%에 달했다. 이는 현지 지역 매체인 뉴스데이가 무려 3년간 위장 취재한 결과로, 롱아일랜드 지역은 인종을 차별하면서 불법적인 주택 매매 관행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흑인이 주로 백인들이 사는 동네에 소재한 집을 구할 경우,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예산이 초과된다고 안내한다. 그러나 백인 남성이 같은 예산으로 집을 구하는 경우, 업체는 주택을 안내했다.

반대로 백인 고객이 소수 인종이 주로 사는 동네에 집을 구할 경우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갱 폭력 조직 등에 대한 경고를 내렸다. 하지만 비슷한 예산을 가진 흑인 고객이 찾아오자 주택을 안내했다.

위장 취재와 그 결과

이번 위장 취재는 거대 규모로 이루어졌다. 일단 매체는 배우들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모집해 초호화 주택 구매자로 위장시켰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숨겼다. 이 지역에서는 녹음하는 사람이 해당 대화의 당사자일 경우 녹음을 해도 불법이 아니다.

취재를 위해 접촉한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보유한 이들로, 모두 93명 이었다. 위장 취재자의 조건은 인종만 다를 뿐 연령 및 성별, 소득 및 주거 선호도는 동일하게 구성됐다. 그리고 인종이 다른 두 명이 동일한 중개업자에게 각각 접근해 그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취재는 16개월 동안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13시간짜리 분량 기사와 4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총 240시간 분량 가량의 비디오를 확보할 수 있었다. 취재는 약 100회 정도 수행됐다.

 

흑인, 가장 많은 차별 받아

이번 취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흑인이 49%로 가장 높은 차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히스패닉은 39%, 아시아인은 19%였다. 심지어 일부 중개업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예 주택 목록조차 보여주지 않기도 했다. 반면 같은 조건의 백인들에게는 리스트를 보여줬다.

이 결과는 롱아일랜드 지역을 관할하는 뉴욕 주택도시개발부가 구매자와 임차인, 그리고 중개업자들을 교육하는 공정한 규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이 같은 취재는 관할 기관에서 직접 시행해야 하는 것으로, 지역 사무소와 비영리 단체에 대한 보조금을 통해 불만 사항들도 조사해야 한다. 

다만 매체는 이 실험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걸린다는 점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잠재적 구매자를 차별하다 적발된 중개업자에게 벌금이나 중징계를 내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들은 급하게 매체의 취재 결과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의 대변인은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불만사항은 이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 구입 과정에서 차별을 당한 뉴욕 주민들은 당국에 연락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백인은 메릭, 흑인 및 히스패닉은 브랜트우드로

취재에서 나타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백인 구매자들은 주로 백인들이 거주하는 나소 카운티의 작은 마을 메릭으로, 그리고 히스패닉과 흑인들은 MS-13 같은 갱단들이 활보하는 브렌트우드로 안내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 중개업자는 흑인 구매자에게 브렌트우드의 주민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이야기한 반면, 백인 구매자에게는 이메일을 보내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브렌트우드에서 발생한 갱 관련 사건을 살펴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백인 구매자들이 흑인이나 소수 인종보다 더 많은 주택 후보 리스트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 다양한 지역으로 안내했다.

취재 결과 중개업체들은 백인과 흑인 구매자들에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며 부당하게 취급했다(사진=셔터스톡)

OECD 지역 주택가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2015년 기준, 헝가리와 아이슬란드였다. 각각 145.5%, 142.0%를 차지했다. 임대료의 경우 에스토니아가 121.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리투아니아가 117.2%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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