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에 캐나다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에 캐나다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랍스터에 대한 수요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는 양측의 무역 분쟁으로 수혜를 입은 주요 국가 중 하나다. 중국이 보복성으로 미국에 가한 관세로 인해 미국산 랍스터 수출이 감소하자, 이틈을 비집고 캐나다가 중국의 주요 랍스터 수출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사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랍스터 수입국이었지만, 이제는 미국이 아닌 캐나다가 더 많은 기회를 등에 업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양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자, 중국 역시 랍스터를 포함한 34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미국의 메인 랍스터 수출, 캐나다는 증가세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 2016년 상반기 동안 미국 메인 랍스터의 중국 수출은 120%나 증가했었다. 그러나 관세가 부과된 지난해 6~7월 동안 이 수치는 무려 50%나 감소했다. 

특히 냉동이 아닌 살아있는 랍스터의 경우 81%나 급감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그러나 이처럼 메인주의 특산품인 랍스터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캐나다산 랍스터 출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중국 랍스터 수출은 관세가 부과된 지난해 6~7월간 50% 감소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물론 랍스터 산업만이 피해를 본 유일한 부문은 아니다. 미국의 콩과 면화 농장 역시 중국 수요의 감소로 브라질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형국이다.

다만 양측의 분쟁으로 수혜를 입고 있는 캐나다의 랍스터 어부들은 이 같은 상황에 크게 기뻐하지 않는 모양새다. 바로 이웃나라인 미국 어부들의 상황을 뼈저리게 공감한다는 것으로, 이에 더해 갈수록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무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초기 합의에 도달하긴 했지만, 랍스터는 해당 품목에 적용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또한 무역 전쟁이 끝난다 할지라도, 이미 그때는 캐나다가 중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미국 및 캐나다 랍스터 수출의 경제적 가치

10년 전에도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랍스터 수출은 수백만 달러에 달했지만, 랍스터가 중국 중산층들이 즐기는 일종의 상징이 되면서 그 규모는 매년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 201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8,400만 달러 가량의 비슷한 수출 규모를 보였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에 이르러 관세가 부과되자, 캐나다 랍스터 판매는 1억 4,400만 달러로 증가한 반면 미국은 6,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그리고 올해 6월까지 캐나다의 판매량은 2억 100만 달러, 그리고 미국은 거의 50% 더 감소한 3,300만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이 같은 캐나다의 매출 증가는 공급망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살아있는 싱싱한 랍스터를 며칠 안에 캐나다에서 중국 현지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냉수 탱크를 비롯한 항공 화물 등 많은 제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랍스터의 신선도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작업들도 필요하다.

올해 6월까지 캐나다의 판매량은 2억 100만 달러, 그리고 미국은 거의 50% 더 감소한 3300만 달러에 그쳤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항공 운반업체인 플라잉 프레시 에어프라이트 카도 할리팩스의 운영 담당 부사장 밥 아이언사이드는 "물류가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때때로 수요를 따라가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자사를 통해 중국으로 수출된 랍스터 선적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화물칸이 부족해 매일 고객들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문제인 것은 이같은 엄청난 비용과 규모가 드는 유통망이 이제는 미국의 메인주에서 손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랍스터 유통 공급망의 경제적 영향은 메인주 내 국내총생산(GDP)의 1.6%인 10억 달러를 상회한다. 

게다가 생산자인 어부부터 식당 및 소매 판매 등 메인주 랍스터 산업이 미치는 총 경제적 영향은 훨씬 더 크다. 랍스터를 낚는 어부들만 해도 4,500명에 이를뿐 아니라 이 분야 내 다른 작업을 진행하는 근로자 수 역시 1만 명 이상이나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어마어마한 규모는 더 이상 수익이 아닌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 및 캐나다 수산업 통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캐나다의 수산업 생산량은 14만 9000톤, 미국은 27만 7000톤이었다.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의 시급한 해결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캐나다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 수요의 감소로 가장 많은 고통을 받고있는 미국의 랍스터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매우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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