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롱아일랜드 피코닉만의 가리비 개체수가 줄고 있다(사진=123RF)

올해 미국의 롱아일랜드 피코닉만의 가리비 시즌이 잘 나갈지 여부를 알아보려면, 셸터 아일랜드 요트 클럽의 주차장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리비가 많으면 갈매기가 이들을 집어 요트 클럽 주차장 바닥에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갈매기는 몸을 굽혀 갈라진 껍질 틈에 보이는 살을 발라 먹는다.

보이지 않는 갈매기와 죽어가는 조개

지난달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요트 클럽의 주차장에는 가리비 껍질이 깔리지 않았다. 이는 불안한 미래를 예고했는데, 예상대로 가리비 시즌 개장인 이달 첫 주가 되자 수많은 성체 가리비들이 이미 다 죽어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이 곳 롱아일랜드 주민들은 피코닉 하구에서 가리비로 잔치를 벌였지만, 50년이 채 되지도 않아 가리비 개체수는 줄어들었다. 모두 인간의 활동과 이에 따른 기후 변화 때문이다.

다 자란 피코닉만 가리비는 18~22개월 동안 빙퇴토와 진흙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서식하는데, 특유의 풍부하고 풍미 높은 육즙이 별미다. 가장 인기 있는 조개류들은 파운드당 30달러(3만 5,109 원)까지도 나간다. 주민들의 제철 음식으로 각광받는 식품이 된 지 오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러한 상황은 상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사우스올드 피시마켓의 주인 찰리 맨워링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의 경우 300개의 자루를 어부들에게 공급했지만, 올해는 30자루도 채 되지 않게 제공했는데도 불구, 가리비를 가져온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피코닉만 가리비를 유통해 온 브라운의 켄 호만도 같은 처지다. 그는 공급업자들이 시즌 개막일을 건너뛴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개장일에 2,000파운드 상당의 가리비가 모두 팔렸지만, 올해는 개장일이 끝날 무렵에야 24파운드를 팔았다고 토로했다.

높은 수온과 낮은 산소 농도로 인해 가리비 개체군이 몰살되고 있다(사진=123RF)

높은 수온과 낮은 산소

가리비 시즌 개장을 앞둔 지난 금요일, 이스트엔드 해양 박물관은 어부를 비롯한 환경 관계자, 가리비를 좋아하는 지역 주민들로 북적였다. 바로 조개 생태학자 스티븐 테텔바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테텔바흐는 높은 수온과 낮은 산소 농도로 인해 플랑드르만에서 오리엔트 항구에 이르는 가리비 개체군이 몰살돼가고 있다고말했다. 지난 1980년대 후반, 이 만은 3년 연속 적조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었다. 당시 적조는 가리비 개체군을 황폐화하는 해로운 조류였다. 그러나 테텔바흐는 현재의 재앙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에 기인하고 있어, 당시의 적조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곳 가리비들은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었는데, 지난 80년 대 중반보다 더 뜨거워진 물을 견딜 수 없게 된 것이다. 미지질조사국은 올여름 몇 차례 피코닉만의 수온이 지난 80년대 중반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리비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산업 종사 비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어류 수확에 가장 많은 종사자를 고용한 곳은 멕시코로, 21만 469명에 달했다. 이외 양식업은 5만 6250명으로, 모두 합치면 27만 949명에 이른다.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일본은 17만 30명이 어획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혼란을 일으키는 중으로, 이번 피코닉만의 가리비 개체수 감소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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