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힌두교도들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차별을 받고있다(사진=셔터스톡) 

바흐찬드 브헬은 "아마도 이것은 나에게 옳은 결정이 아니었을 수 있지만, 내 아이들은 향후 다시 되돌아보면서 '아버지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헬은 딸을 껴안채 벤치에 앉아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려 노력했다.  

브헬은 파키스탄의 힌두교 신자이자 의사다. 그러나 힌두교인이라는 이유로 파키스탄에서 온갖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다 인도로 떠났지만, 차별은 여전히 그를 박해하는 장애물로 남아있다.

파키스탄 힌두교들의 삶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헬은 지난 2014년 파키스탄에서 겪었던 끔찍한 폭력과 압력으로 가족을 인도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도에서 낮은 카스트 출신이라는 이유로 힌두교 사원에 들어가는 것조차 방해받으며 차별을 당하자, 현재는 집과 형제들만을 남겨둔 채 인도에 머물고 있다. 

인도에서의 카스트 제도 차별은 그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한 예로 친구가 공동수에서 물을 마시려 하자 힌두교 사원은 상류층 브라만인만 마실 수 있는 물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그를 구타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현재 힌두교들을 상대로한 폭력이 급증하는 추세다(사진=셔터스톡)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에서는 의사 수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종교로 인해 차별받는다면서도 인도 역시 매한가지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힌두교인지 이슬람교인지 여부가 중요하지만,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가 자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현재 힌두교들을 상대로한 폭력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1974년 분파한 이후 이 곳에서 머물던 이전 세대들의 선택 역시 재고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파키스탄의 신드주 고트키 지구에서 작은 사업을 경영하는 쿠마르 역시 브헬과 다름없는 상황에 처했다. 가족의 장로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해 파키스탄에 머물고는 있지만, 인도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힌두교라는 이유로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그러나 이미 인도로 갔다가 몇 달후 혹은 몇 년후에 다시 파키스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고 인도에서의 삶에 대해 크게 실망한 상황이다.

 

파키스탄 현지 관리들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 발생한 종파간 폭력사태로 많은 사람이 이주한 이후 힌두교도들의 귀국에 대한 압력이 이렇게 컸던 적은 없었다. 

현재 이민의 물결은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의 힌두교 정체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호소한 이후 더욱 촉진되는 추세다. 실제로 키스탄 내 힌두교들은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 순례 및 종교 비자를 쉽게 취득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인도 시민권을 따내면 장기 비자료 교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힌두교 이민자 수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승인받은 장기 비자 수의 증가는 이같은 인도행 추세 증가에 신빙성을 더한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2017년 발급된 장기 비자 사례 수는 4,712건으로 2016년 2,298건과 비교해 더욱 늘어났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총 1만 2,732건으로 급증했다. 외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장기 비자의 대부분은 파키스탄 힌두교들에게 발급됐다.

열악한 조드푸르 이주민 캠프

조드푸르 지역에 소재한 이주민 캠프는 파키스탄 힌두교들을 위한 임시 주거 장소다. 여기에는 임시로 지어진 오두막들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특유의 고유한 디자인 퀄트들이 즐비해 있다. 

이들 퀄트는 파키스탄 힌두교 여성 공동체들이 직접 바느질하면서 만든 것으로, 이는 모두 시장에서 내다 파는 아이템들이다. 주요 고객은 부유한 인도인들이다.

 

그러나 이주민 캠프는 말 그대로 난민촌을 방불케 한다. 인도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지 않아 전기와 물이 항상 부족하기 마련인 것으로, 이에 사람들은 도시의 수도에서 직접 필요한 자원을 훔친다. 

가장 많은 민원을 받는 부분은 바로 공립학교의 낮은 질이다. 인도로 이주한 파키스탄 힌두교인들의 가장 큰 불만으로, 이들은 모디 총리가 자신들에게 했던 약속된 땅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파키스탄 힌두교들의 절망

이같은 불평등과 충분치 않은 자원은 파키스탄 힌두교인들의 가장 큰 딜레마지만, 그렇다고 딱히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은 없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옵션이라면, 필리핀이나 비슷한 수준의 다른 나라로 다시 이주하는 것뿐이다. 

필리핀에서 거주하는 힌두교인들과 인도인들이 비교적 좋은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으로, 더욱 폭넓은 자유와 수준 높은 생계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다.

한편 인도는 10억 2543만 명의 힌두교 신자들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큰 힌두교 국가다. 그 다음은 2,335만 2,656명의 네팔과 1,350만 명의 방글라데시, 그리고 425만 9,000명의 인도네시아, 362만 6,000명의 파키스탄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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