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경제TV 칼럼]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또 처음으로 노인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앞질렀다고도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초 저출산 국가이며 이제 초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 저출산'과 '초 고령화'라는 말은 그 안에 불투명하고 혼돈스럽고 놀라운 어떤 변화의 조짐을 함의하고 있다. 혹자들은 또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곧 들이닥칠 것이라고도 한다. 이 '디지털 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적으로도 이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쨌든 향후 인류문명사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밀려올 것이라는 '예언'이 흉흉하다.

그런데 일본의 철학자이자 종교학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좀 더 근본적인 주장을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대칭성인류학'에서 '근현대 과학이 구사해온 사고의 모든 도구는 1만 년 쯤 전에 시작된 신석기 혁명 시기에 우리 선조에 해당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획득한 지적 능력 속에 이미 전부 준비되어 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양자역학이나 분자생물학마저도 아직 구석기를 사용하던 3만 년전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뇌에 일어났던 혁명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그런 사고의 직접적인 결실이라고 한다.

그는 이제 '근 현대 과학 혁명의 성과가 거의 바닥난 것'을 예감한다. 어떤 다른 '제3차 형이상학 혁명'을 예측하는 것이다. 핵심은 현대과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신의 지평을 넓히는 방안인데 그의 '대칭성 사고' 개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신화적 사고의 본질을 밝힘과 동시에 무의식(현생인류의 마음의 기층)의 작용이 지닌 특별한 가치를 회복시키려는 어떤 시도로 보인다.

어쨌거나 지금은 대안의 문명에 대한 조형력, 혹은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은 지금 이곳의 지배적인 사고, 나카자와의 표현을 빌린다면 '압도적인 비대칭적 사고'를 극복한 '고차원의 유동성 지성'의 사고를 요구한다. 요컨데 꿈과 신화와 무의식이 활동하는 '초월적 세계'에 대한 탐사가 요청된다. 그것은 '무의식에서 발생하는 대칭성=고차원성=유동성=무한성의 잠재능력'을 캐내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무한의 자원'을 선사할 것이다.

이성만을 극한으로 몰고 가서 이룩한 이 문명은 절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여성, 주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것은 필자의 주장이다.

빙판길을 달려가는 고속버스를 멈춰 세우고 버스 안에서 내려 지금과는 다른 '야생의' 산과 호수와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

잔혹하고 자기 파괴적인 이 문명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을 대안적 지성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지금 이곳 너머로 나가는 행위다. '카리브제도 너머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신대륙으로' 당신과 내가 사라지는 것, 혹은 우리 안의 대칭성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순례.

그것은 지금 이 질서와는 다른 질서를 다른 세계를 다른 인간을 정초하는 첫 시작이 될 것이다.

여성, 그 섬세함과 부드러움, 생명의 잉태와 출산과 육아로 매일 성장하는 인간, 그녀의 눈부신 직관과 감성이 우리를 마젤란 해협을 지나 아무도 모르는 망망대해로 나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곳은 염소 인간과 고래 인간이 소통하고 왕래하는 고차원의 세상이다. 그곳으로 과학이 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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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 작가, '주부재취업처방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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