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초동 집회 두고 여당과 야당 편나누기만

지난 9일 한글날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가 지난달부터 번갈아 열리면서 두 집회가 주장하는 사항이 다른만큼, 여당과 야당은 각 집회를 두고 특정 단체라고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광화문 집회에서 조 장관 구속 및 사퇴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며, 수사가 진행된 내용 및 이후의 법적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집회에 대한 공식적인 발언을 한 적은 없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발언한 것처럼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 표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광화문 집회와 검찰개혁 및 조국 수호를 외치는 서초동 집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국민 분열'로 이어질까봐 입장 표명에 신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두 성향의 집회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 간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광화문 집회의 주도적인 세력은 결국 한국당과 교회"라며 "검찰개혁 촉구 서초동 집회는 민주당 주도가 아닌 철저히 서민 주도의 행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초동 집회를 두고 "관제 데모를 넘어선 황제데모"라며 "대놓고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이 집권 세력이야말로 내란 음모고, 체제 전복 세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좌파준동 사기 집회"라고 비난했다. 

여당과 야당의 기싸움으로 인해 두 집회 모두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닌 특정 단체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듯한 집회로 치우치게 되면서 특정 단체를 지지해 참여한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들의 억울한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한 참가자는 "나는 보수를 지지하지도 않고 보수 단체라 집회에 참여한 것이 아닌데 한국당 등 야당과 여당 기싸움에만 보탬이 되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전했다. 

서초동 집회에 참여한 참가자도 "검찰개혁을 위해 이 자리에 왔지만 옆에서 조국 관련 구호를 외치라고 해서 집회 본질이 무엇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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