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뒷골목 2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여진 '복임이네' 포차

▲부산 해운대 '복임이네' 포차를 운영 중인 김복임(68)할머니 / 사진 = 박지용 기자

[서울=내외경제TV] 박지용 기자= 김복임(68) 할머니가 느낀 부산 해운대 포차에서의 20년 세월은 '행복' 그 자체다.

봄,여름,가을,겨울 부산 해운대를 찾는 수많은 인파들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그 곳이 바로 '복임이네' 할머니 포차다.

김 할머니의 포차는 부산 해운대 뒷 골목, 포차들이 즐비한 곳 중에 가장 손님이 많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김복임(68) 할머니는 "나는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장사하면서 남편에 대한 내조와 자식들을 다 결혼시켰다"며 자랑스러운 듯 이야기했다.

또 김 할머니는 "20년전 억척같이 살아오며 수입이 변변찮은 남편을 설득 끝에 포장마차 일을 시작했다"며 포차를 시작한 그날을 회상하듯 말했다.

남편과 함께 하루 하루 장사를 위해서 준비를 하고, 오후 3시 넘어 나온 포차에는 손님이 끊기지 않아 바삐 움직이는게 일상이 되버린 김 할머니.

새벽 6시가 되어야 마치고 집으로 갈 수 있는 힘든 하루하루지만, 돈을 쫓기보다는 그 속에서 찾는 손님과의 교감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 큰 소득이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할머니가 그동안 포차 장사를 하며 오고가는 손님들 중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지원해 준 소소하지만 값진 도움들.

또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다시금 찾아와주는 손님들 덕분에 김 할머니는 힘을 내어 일을 한다.

▲포차 한켠에 있는 언젠가 '복임이네' 포차를 방문했던 가수 남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 / 사진 = 박지용 기자

특히 눈길을 끈 김 할머니가 보여준 액자 하나, 그 속에는 트로트 가수 남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겨있다.

김 할머니는 자랑스럽에 이 액자를 보여주며 "그런데, 예전에 찾아와 준 가수 남진씨만 또 온다고 한다더니 아직 안오더라"고 너스레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포차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우리 포차는 싱싱한 소라회와 석화가 일품"이라며 자신있게 말한다.

손님들 역시 이 메뉴에 만족하며 식사를 마친 뒤 계산대를 향한다.

여기서 한 가지.

김 할머니가 포차를 시작하며 항상 지키는 '복임이네' 포차만에 규칙이 눈길을 끌었다.

이 곳 해운대 '복임이네' 포차의 첫 손님은 결제 시 꼭 현금 1만원을 줘야한다.

김 할머니는 "우리 포차의 첫 손님인 것 만큼 특별한 건 없다"며 "카드결제를 하더라도 장사시작을 알리는 첫 손님에게 현금을 받으면 기분좋게 하루장사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며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에서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팔아서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내 손을 꼭 붙잡으며 할머니 오래오래 사시라고 얘기했던 젊은이들이 얘기한 것이라며, 손님들이 주고받는 따뜻한 정이 오고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루의 피로가 풀리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김 할머니에게서 '복임이네' 포차에 대한 애정이 얼마만큼인지 알 수 있었다.

pjy@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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