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에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2021년으로 연기됐다(ⓒ=셔터스톡)

올해 1월, 일본의 가계 지출은 3.9% 감소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난방 상품이나 스키 상품 등 겨울과 관련된 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가계 지출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 19로 도쿄올림픽 연기가 확정되면서 경제학자들이 그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가계 지출은 음식, 주택(임대료), 의류, 건강 비용, 기타 서비스, 여가, 차비 및 내구성 제품(자가용 차) 등을 포함해 한 가구가 일상적인 생활 및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사용하는 최종 소비 금액이다. 한 국가의 수요에 대한 경제 분석에 필요한 변수이기도 하다.

일본 내무부에 따르면 2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구성된 가구의 가계 지출은 28만 7,173엔(약 325만 원)이다. 지난 해 10월 일본은 판매세를 8%에서 10%로 인상했다. 대부분 식품은 면제되지만 다른 서비스나 물품에는 10%로 증가한 요율이 적용됐다. 판매세 증가 또한 가계 지출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정부는 전자상거래나 e머니 사용 등을 적극 권장하며 판매세 증가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자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계 지출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5.1% 하락, 12월에는 4.8% 하락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염병 사태로 대부분 국가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이 여가와 외식업이다. 사람들이 바이러스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집에 머물게 되면서, 더 이상 여가와 외식업에 많은 지출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전국의 전반적인 소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의사소통과 교통에 소비되는 비용도 7.9% 감소했고 레크리에이션과 교육 부문에서는 6.1% 감소했다. 유일하게 증가한 범주가 의료비 지출로, 의료비 지출은 3.1% 증가했다.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구매도 증가했다. 일본의 2인 이상 가구 수입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48만 4,697엔(약 549만 원)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 가계 지출 내역(단위 달러)은 다음과 같다. ▲미국 2018년 1,355만 5,702 ▲중국 2018년 980만 9,086 ▲일본 2018년 283만 9,100 ▲독일 2019년 234만 6,664 ▲인도네시아 2019년 211만 2,477 ▲러시아 2018년 205만 2,598.

SMBC 닛코 증권의 선임 경제학자인 미야마에 고야는 소비자들이 판매세 인상 후 지출을 자제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해진 날씨도 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2월부터 코로나 19가 발생하면서 비즈니스가 혼란을 겪었고, 여행이 줄어들면서 전국 호텔의 객실 예약도 3분의 1로 줄었다.

2019년 9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인 소비자가 지출 결정을 내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구 소득의 증가 또는 감소(57.8%), 향후 가격의 변동(48.1%), 여가 및 휴일의 증가(25.7%) 등이다. 또 매력적인 상품 및 서비스(20.1%), 저축, 주식, 부동산 상황(16.4%), 대출 상환 진행률(14.6%) 등의 요인이 있다. 

2020년 여름에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2021년으로 연기됐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 올림픽 위원장은 “모든 관계자가 동의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건강 상태”라고 말했다. 일본 펜싱 연맹 부사장인 오타 유지 또한 "건강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밸리주립대학이 2017년에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한 국가가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결정할 때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주최하면서 얻을 재정적인 이익을 반드시 고려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방송 수익, 관광 수익, 스폰서십 수익, 고용 증가, 라이선싱 수입, 티켓 판매 등 각종 수입이 발생한다. 다만 인프라 구축 및 운영비 등 지출 비용도 발생한다.

일본 정부는 당초 올림픽을 2020년 내에 개최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고 다른 여러 국가에서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결국 올림픽 연기에 동의하게 됐다. 경제학자들은 일본의 GDP가 1.1% 삭감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 일본의 상황에 대해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화폐와 재정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국가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고 당분간이라도 판매세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페색은 “세금 환급 및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경제를 자극하고 재정 위기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금 부담이 낮아지면 국민들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가 일본이 코로나 19와 올림픽 연기 등으로 추가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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