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립국악원, 남원, 진도, 부산에 이은 제4분원은 어디로?
강릉·정선·경주·광주·제주·영동·공주에 이어 서산시 유치경쟁 ‘각축’
등록일 : 2020-01-12 21:32 | 최종 승인 : 2020-01-13 17:18
박두웅
 ▲사진 =서산시는 지난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맹정호 시장, 용역사, 지역 국악관계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국악원 내포분원 유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내외경제=박두웅] [내외경제 TV/충남= 박두웅 기자] 정부가 남원, 진도, 부산에 이어 국립국악원 제4분원을 추가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8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국악원은 분원의 추가 건립 타당성 검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용역은 국악원의 추가 설치가 타당한지 살펴보겠다는 것이지만,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은 용역 결과가 국악원 설치 지역 선정과 직결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유치전에는 강원 강릉시와 정선군, 광주시, 경북 경주시, 제주특별자치도, 충북 영동군와 함께 충남에서는 공주시와 서산시가 뛰어든 상태다. - 편집자 주

 

지자체별 유치전략 '각양각색'

건축비 절반 부담, 15만명 청원서 제출 등

 

국립국악원 분원 설치는 지역 전통문화 유산과 연계한 문화관광 자원의 육성 차원에서 매력이 높다. 이에 각 지자체 마다 유치를 위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 공약화 등 정치권의 지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충청남도, 강원도 등 일부 광역자치단체에서는 복수의 시·군이 유치선언을 하며 갈등을 빚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국악원 설치 지역 선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강원도는 강릉시와 정선군이 앞다퉈 유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해 7월 국악원을 유치하면 국악의 잠재 수요자인 미래세대 교육을 위한 센터로 활용하고, 어린이 국악 콘텐츠를 제작해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건물 건립에 500억 원이 소요되는 것과 관련해 절반가량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부지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건립 이후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주하는 단원과 교수가 없는 모델을 제시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유치 도중에 중단했지만, 최근 시대 흐름에 맞춰 강릉이 국악원 추가 설치 최적지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유치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반면 정선군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미 2000년 초반부터 정선아리랑을 기반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와 '국립국악원 정선분원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들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강원도 내에서만 2곳의 지자체가 국악원 유치에 나서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아리랑의 고장 정선의 유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선군은 정선읍 애산리 일원에 국악연수관 및 숙박부지 6676㎡를 확보했으며, 사무실과 연습실 등을 위해 정선아리랑 전시문화공연센터 옆 부지 9488㎡도 확정한 상태다.

충청남도의 경우도 공주시와 서산시가 유치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 해 6월 충남 공주시는 가칭 '국립충청국악원' 설립 청원서를 국립국악원과 문체부에 제출했다. 공주시는 국악원 유치를 위한 15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반면 서산시의 경우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물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6일 서산시청 상황실에서 가칭 '국립국악원 내포분원'을 서산에 유치하기 위한 지역 국악관계인 간담회를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는 국립국악원 내포분원 유치 타당성을 논의하는 자리로서 서산의 국악 관련 민속예능의 콘텐츠 활성화, 국악관련 인프라 구축방안, 시민들의 국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성기숙 한국종합예술대학교 교수는 "서산은 내포제라는 문화적 권역에서 독자적으로 중고제의 판소리가 존재하는 지역으로 조선후기 8명창인 고수관, 방만춘과 가야금 병창 명인 심정순이 태어난 곳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을 다양하게 보유한 지역"이라며 "이런 문화자산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27호 서산승무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26호 박첨지놀이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49호 내포앉은굿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17호 내포제시조

 

또한 이권희 국악협회 서산시지부장은 "국립국악원 내포분원이 유치되면 서산 무형문화재 발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서산이 꼭 유치하여 내포문화 중심도시 서산이 한층 더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전과 관련 김정섭 공주시장은 "국립국악원의 분원 정책에 대한 용역 결과가 1~2월 중 나올 것"이라며 "충청권에 하나 둔다고 하면 지리적으로나 역사·문화적 역량, 잠재 관객으로 볼 때 공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서산시에 양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내비췄다.

 

국립국악원 내포분원 유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내포분원 부각해야"

 

서산시는 지난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맹정호 시장, 용역사, 지역 국악관계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국악원 내포분원 유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용역기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성기숙 교수)으로 지난 해 9월 연구용역 계약 이후, 3개월여의 연구과정을 거쳐 발표됐다.

성 교수는 내포분원 유치 타당성 및 추진방향에 대해 "내포분원 유치는 서산시의 관점이 아닌 '서산시 유치가 얼마나 국가 문화 정책 수행에 도움이 되는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문체부 입장에서 국립국악원 분원을 어느 지역에 배치할까는 해당 지역 내적인 관광 및 경제발전 논리보다도 국가 균형발전 및 문화정책 균형 차원의 문제"라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제시하고 있는 문체부의 정책에 따라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문화시설 접근성이 좋지 않은 내포지역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내포지역은 정선아라리로 대표되는 문화자원을 홍보하고 있는 정선, 난계 박연을 내세우고 있는 영동, 박동진으로 대표되는 판소리 문화를 내세우는 공주에 비해 보유 문화자원의 풍성함과 질적 수준은 오히려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통예술의 대중적 확산 및 대중인식 차원에서 중앙기관의 관심영역에서 소외 되어 왔다"며 "국가의 균형 잡힌 정책지향과 전통문화의 범국가적 경쟁력 강화를 내포지역에 국립국악원 유치가 타 지역보다 더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가 제시한 충청지역 문화예술 소외 정도를 살펴보면 서산, 홍성, 예산, 태안 등 대부분 내포지역 지자체에 다목적 공간인 문예회관을 제외한 변변한 공연예술 시설이 없는 실정과 특히 서산지역에는 박물관, 미술관도 전무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당 공연 횟수에 있어 서울의 1/9수준이고, 인구수가 비슷한 전북지역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시민들의 국립국악원 서산유치 여론조사는 302명의 응답자중 '매우 그렇다' 206명(68.2%), '그렇다' 79명(26.2%)로 이를 5점 만점으로 계량화하면 4.51점으로 시민들은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갈망하고 있다. 응답자 주소지는 서산시 234명(77.5%), 충남 49명(16.2%, 기타 7명, 무응답 12명으로 조사됐다.

성 교수는 내포분원 유치 추진전략으로 2020년 상반기 국악인 중심 추진위원회와 지역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산시는 유치전담 TF구성 및 예산 확보를 통한 유치전략을 제시하고, 국악계 여론수렴, 인터넷 홍보, 소식지 발간, 기념공연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