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얼맹이'는 팔봉 마을의 보물중에 보물!
농한기 마을회관 어르신들, 얼맹이 만들기로 ‘시끌벅적’
등록일 : 2020-01-07 21:49 | 최종 승인 : 2020-01-08 10:15
박두웅
충남 서산시 팔봉면 덕송2리 마을회관에서 '얼멩이' 만들기 작업에 한창이다.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내외경제=박두웅] 어릴적 머리에 수건을 둘러 싼 할머니의 '얼멩이' 손놀림이 신기했다. 살살 부는 바람에 작은 콩 껍질이나 검불들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고, 콩 낱알은 '얼멩이' 구멍사이로 떨어져 멍석에 쌓인다.

마지막에 남은 찌거기는 뚝뚝 털어버린다. 얼맹이는 '어레미'의 방언 전남, 제주, 충남지역의 방언으로 일명 '체'라고 하며, '체'에 관한 옛기록은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에 '체[鹿]', 『사시찬요(四時纂要)』에는 '사(篩)'라고 기록되어 전해온다.

지금은 '얼맹이'를 만드는 사람들도 찾기 힘들다. 오지마을에 한두 명 남은 할아버지들이 맥을 잇지만 요즘 누가 '얼맹이'를 찾는다고 작업을 할까.

하지만 이곳. 한파가 몰아치는 한 겨울이면 팔봉감자로 유명한 충남 서산시 팔봉면 덕송2리 마을회관(노인회장 이광영)이 시끌벅적하다. 시니어 일자리인 대나무로 만드는 '얼멩이'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

충남 서산시 팔봉면은 노지재배인 팔봉감자와 6쪽마늘이 주산지로 비닐하우스가 거의 없어 농한기가 길다. 지난 15년 전부터 마을 어르신들이 노인회관에 모여 대나무 빗자루를 만들기 시작하여 왕골돗자리에 이어 요즘은 '얼멩이' 만들기에 푹 빠져있다. 노인회에서는 봄에 왕골을 직접 심고 수확한 것으로 돗자리를 만들고, 농사용으로 쓰이는 '얼맹이'는 인근에서 대나무를 채취하여 만든다.

충남 서산시 팔봉면 덕송2리 이광영 노인회장(81세)이 얼맹이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 내외경제 TV/충남=박두웅 기자

 

"화투로 소일하는 날들이 젊은이들에게 본이 안돼서........"

지금은 '얼멩이' 판매 수익금을 노인회 공동운용기금으로 사용하며, 매년 겨울이면 마을화합잔치를 벌리고, 마을일에 기금도 낸다. 더구나 입으로 입으로 덕송2리에서 만든 왕골돗자리, 얼맹이 두 제품은 질 좋다는 소문이 나 공급량이 딸릴 정도다.

마을 청년들은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살라는 무언의 메시지며 가르침"이라며 '얼맹이'는 팔봉 덕송리의 보물중에 보물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