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검영대가 개인건강보험이 아닌 메디케이드만 확보한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브리검영대학의 아이다호 캠퍼스가 개인적인 건강보험을 들지 않고 메디케이드만 확보한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퇴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디케이드는 65세 미만의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국민의료보조제도다.

대학의 방침은 여러 학생을 중퇴 위기에 처하도록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에밀리와 쿨렌 랭스턴 역시 중퇴 위기에 처했다. 에밀리는 지난해 임신한 후 정부의 무료 제공 보험을 지원받고 있으며, 쿨렌은 내년 1월 메디케이드에 등록할 계획이었다.

보험료 비싸면, 학교 중퇴해야 하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학의 발표에 따라 두 학생은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한다. 현재 가장 저렴한 옵션은 학교를 통해 혜택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이지만, 비용이 연간 3,125달러(373만 원)에 달한다. 에밀리의 경우 콜센터에서 일하는 남편의 수입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연간 3,000달러(358만 원)에 이르는 보험료를 지불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대학마저도 가난한 이들에게 편견을 보인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2020년 새해 첫날부터 적용될 학교의 방침에 많은 학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새해 첫날은 학생들을 포함해 7만 여 명에 이르는 저소득층 거주민들이 메디케이드에 적용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 얼마나 많은 학생이 메디케이드에 가입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대학이 위치한 메디슨 카운티에서만 추가로 2,400명가량이 메디케이드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은 앞서 메디케이드에 너무 많은 학생이 등록하면 "지역 의료계에 비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몰몬교 산하의 DMBA에서 관리하는 건강 플랜으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브리검영대학은 몰몬교계의 사립종합대학이다.

학교를 통해 혜택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연간 3,125달러에 달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대학 건강보험, 피임은 적용 안 해

신문에 따르면 또한 대학의 건강보험은 일명 오바마케어인 건강보험개혁법도 준수하지 않는다. 연간 혜택을 제한할 뿐 아니라 피임도 보장하지 않고 있어, 대학 역시 오바마케어처럼 대학의 건강보험료에 대한 자금 면제도 받을 수 없다. 이는 피임이나 종교의 자유 등 몇 가지 부분에서 제한을 두는 몰몬교의 특성과 관련성이 있다. 하지만 해당 교는 공개적으로 메디케이드 확장에 반대를 표시하지는 않았다. 

건강보험개혁법이 통과되기 전 학생들의 건강보험은 캠퍼스마다 각기 달랐다. 어떤 사람은 다양한 건강 혜택을 받을 수 있던 반면 다른 이들은 연간 최대 혜택이 5,000달러(596만 6,500 원)까지로 제한되었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산부인과 및 처방약을 포함한 광범위한 필수 건강 혜택을 보장하고 연간 혜택 상한선도 폐지했는데, 이를 통해 대부분 대학 건강보험이 새로운 법을 준수하도록 촉구했다.

이 정책은 또한 자체 자금으로 건강보험을 지원해 더 많은 비용을 쓰는 소수 대학도 면제해줬다. 여기에 속한 대학만 30여 곳이다, 대부분 캘리포니아대와 존스홉킨스, 프린스턴 같은 대규모 기부금을 확보한 곳이다. 

하지만 브리검영대학은 이 정책을 준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피임에 더해 최대 연간 혜택에 대한 상한선 폐지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 캠퍼스가 운영하는 건강 보험에는 4,750달러(567만 원)의 공제액이 있지만, 학생들은 출산 혜택을 보장받기 전 먼저 금액을 다 지불해야 한다. 또한 정신 건강 및 장기이식 같은 특정의 주요 의료 서비스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여러 제한은 보험료를 포함한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대학의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DMBA는 혜택을 제한해야 보험료를 더욱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기관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앤디 알메이다는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이다호 캠퍼스는 메디케이드를 학생 건강보험의 대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유일한 브리검영 산하 캠퍼스다. 유타와 하와이 캠퍼스에서는 메디케이드를 적용받는 학생들이 개인건강보험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학의 건강보험은 일명 오바마케어인 건강보험개혁법도 준수하지 않아 비판을 받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내 건강 비용 지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정부가 지출한 1인당 건강 비용은 8,949달러(1,068만 원)였다. 반면 개인별 1인당 지출은 1637.08달러(195만 3,700원)로 나타났다. 같은 해 총 건강 지출은 1만 586.08달러(1,263만 3,000원)였으며, OECD 지역의 지출은 3992.35달러(476만 4,470원)였다.

전문가들은 브리검영대가 의료보험법을 준수하고 있는 메디케이드가 아닌 개인보험에 학생들을 가입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대학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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